죽음을 떠올리면, 인생은 참으로 허망해진다.
인간의 사고로 만들어낸 수많은 기준 중,
가장 강력한 결핍은 어쩌면 바로 ‘죽음’일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사고하고,
그 사고는 언제나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죽음을 가장 두려워한다.
모든 의미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것이 바로 '끝'이라는 이름의 죽음이다.
“어차피 죽을 거잖아.”
이 말은 인간 존재의 기반 자체를 뒤흔든다.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는 왜 곧 꺼질 의식을 들고 살아가고 있는가?
죽음을 앞세우면,
지금 이 순간의 의미는 점점 퇴색되고 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살기 위해 사는 것이며,
살아 있기에 죽음도 존재하는 법이다.
나의 육체는 언젠가 죽어 사라질지 몰라도,
나의 의식이 남긴 흔적은, 영원히 살아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살아 있음 그 자체를 최선을 다해 살아낸다.
모두가 죽음이라는 결핍으로
생명의 이 순간을 가려내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의 존재가 곧 의미이며,
그 존재를 남기기 위해 나는 존재한다.
우리는 참으로 무한히 자유로운 존재다.
언제든 죽음을 선택할 수 있고,
또 언제든 그 선택을 뒤집을 수도 있다.
만약 이 무한함—
지금 이 뜨거운 순간의 생명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의 무한함이 만들어낸
머릿속 유한한 사고들에 휩쓸려,
결국 유한함은
무한함의 목을 죄어올 것이다.
그러니,
무한 속에 머물러라.
그리고 유한이 무한을 덮치려 할 때,
겸허히,
그러나 당당하게,
이 순간에 존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