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빠져나온다.
‘빠져나왔다’는 것은,
내가 무엇에 빠져 있었는지를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내가 무엇에 빠졌는지를 안다는 것은,
나를 빠지게 만든 사고,
그리고 그 사고가 만든 기준이라는 이름의 결핍을 알아차린 것이다.
결핍이란, 내가 인식하지 못한 채
나와 하나 되어 있을 때 생긴다.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알 수 없는 것.
그것이 결핍이다.
하지만 그 결핍을 갖지 않은 타인의 눈에는,
그것이 분명히 보인다.
‘빠졌음’을 아는 것,
그것은 이미 그로부터 빠져나왔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 결핍은
더 이상 나를 이끄는 힘이 아니라,
이해를 통해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있는 그대로’가 된다.
다시, 이 순간이다.
하나를 덜어낸 이 순간은,
보다 명료하고,
보다 뚜렷하고,
보다 생생하다.
나는 계속해서 빠질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내가 ‘살아 있다’는 이 순간,
그 자체에 빠지는 것이
곧 나라는 존재임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