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다.

by 서고독

기술의 발전은, 우리를 점점 더 ‘지금 이 순간’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정보는 넘쳐흐르고, 가까이 연결되어 사는 우리들에게 어느새 사진은 우리 삶 깊숙히 침투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기념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념’이라는 명목 아래 찍히는 사진 속에는 비교와 경쟁, 결핍의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를 알지 못한채, 관성처럼 살아갑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기에 본질은 멀어져만 갑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러 갔다고 해봅시다.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지 않으려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은 꼭 담아내야 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사진 한 장이 마치 우리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킨 것처럼 우리는 매일같이 사진을 찍어댑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렇게 ‘기념’이라며 찍은 사진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깊게 돌아볼까요.

그것은 이미 지나간 기억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우린 과거라는 사진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순간 지나간 그 사진에 어떤 의미를 담기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사진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우리의 일상이죠.

지금도 일상에서 무한히 사진을 찍어내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사진 속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닙니다.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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