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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Nov 27. 2019

2019년 11월 27일

고백보다 독백

그림으로만 담던 감정을 글로 남길 수 있을까.




들어가 보자.

내 안으로.

그림 말고 글로.

무조건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만 같은 순간.

그러니 빠르게 첫 발을 뗀다.

글을 쓴다.




제목은 날짜로 정했다.

기록에 있어 가장 적합한 제목이니까.

부제는 오늘의 글을 쓸 때 떠오르는 것으로.

독백이라도 거짓말이 섞일 수 있겠지만

스스로 눈치채는 정도라면 귀엽게 봐주는 걸로 하자.




기간도 내용의 범위도, 장르도 정하지 않는다.

글이라는 틀만 정했다.

그래야 긴장 풀고 눈치 안 보며 독백할 수 있을 테니.




어둑어둑 한밤중 인적 없는 호숫가를 나 홀로 서성이다

보드레한 모래 위에 점잖게 도사리고 앉았다.

슬슬 구름이 걷히고 번하게 밝아오는 사위.

고요한 물 낯에 동그라미라도 그려지는가 가만 지켜보지만

서늘한 바람만이 적요하게 숨죽인 수면 위를 쓸고 갈 뿐,

늑대도, 살쾡이도, 고라니도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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