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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y 02. 2021

03

왜 그리는가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결핍을 억압하기 위해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 결핍이란 뭐냐고 물어봤을 때,

애매한 단어들만 입 안을 맴도는 걸 느끼고 나서부터는

상당히 겉멋에 취해 그린 면이 많았겠다고 추측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림은 중요하다.

말에 서툰 나에게 몹시 적절한 언어이고,

느껴지지만 잡히지 않는 마음을 분명히 만지게 하는 마법이므로.

게다가 이렇게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곤 하니까.


그렇다.

진실된 것.

자신에게만큼은 진짜인 것.

찰나일지라도 그런 순간을 만나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한 일이다.

다른 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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