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요? 저는 손으로 밥을 먹던 사람입니다..
prologue
"그 회사 대표님 금수저죠? 금수저 맞죠?"
"아버님께서 돈이 많으신가 보네요?"
어린나이에 사업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다.
괜찮은 대학을 나와, 집안 재력을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사업하는 운 좋은 금수저로 보는 시선이 많다.
뭐 하긴, 우리 부모님께서 없는 형편에도 나를 금수저처럼 키우신 건 맞다. 하지만 나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수저는 무슨.. 중학교 때 부터 불법사이트 운영자, 웹디자이너, 에어로빅복 쇼핑몰 운영자, 통신선로 기능사, 간판업체 직원, 공사장 잡부 등 한 번에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해본, 손으로 밥을 먹던 사람이다.
학벌도 내세울 게 없다.
부산에 있는 공고를 꼴등으로 졸업한 후 집 근처의 2년제 대학을 마치고,
운 좋게 4년제 산업디자인학과를 편입해 졸업한 게 다다.
하지만 타고난 운 덕분에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었고,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정상을 찍을 만큼 몰입력이 좋았다.(단, 몰입이 금방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 덕에 광고를 공부한 지 2년 만에 국내외 공모전을 휩쓸며 떠오르는 광고루키가 되었고
서른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그럭저럭 내세울 만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광고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몇 해전만해도 이런 내 상황이 현실인가 꿈인가 믿기지 않을때도 종종 있었다.
(나보고 공모전의 신이라고? 강남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 대표라니.. 직원이 이렇게나 많아?)
그 정도로 몇 년 사이 내 삶엔 많은 변화가 왔다.
이 브런치를 통해 손으로 밥을 먹던 이가 어떻게 수저를 가지게 되었는가, 어떻게 변화를 만들었는가 하는,
수저 깎던 노인청년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잠자는 잠재력을 깨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