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7 광고 트렌드 되돌아보기!
"이마트 광고처럼 만들어주세요"
"티몬 광고처럼 그런 느낌 아시죠?"
작년 8월 이후 광고주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경쟁 PT 브리프에도 자주 포함된 내용이다. 이마트처럼..
그래서 준비했다.
스토리 광고가 왜 트렌드가 되었는지, 어떻게 트렌드가 바뀌었는지~
광고계는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고 겪고 있는지!
생태계의 변화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광고를 기획하고 만들어 전통 4대 매체에 내 보내기만 하면 되는 강제 노출의 전성시대였다.
전통 4대 매체 :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
하지만 뉴미디어의 등장 이후 광고 시장은 4대 매체가 아닌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강제 노출 방식이 아닌 소비자의 의지에 따라 광고를 골라볼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 중 하나이다.
매체비를 써서 강제 노출을 시키더라도 소비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원하는 정보가 없다면 Skip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다 보니 광고도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민감하게 변화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국내 광고판이 바뀌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인 듯하다.
당시 유럽 국가는 뉴미디어가 전통 4대 매체를 앞지르고 있었지만, 국내 뉴미디어 점유율은 20%대였다.
점유율은 유럽 국가보다 낮았지만, 우리나라의 광고가 변화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디지털 광고의 선구자인 1세대 디지털 대행사 이노레드가 만든 노스페이스 광고가 사상 첫 1000만 뷰를 기록했었다.
당시 뉴스를 보면 바이럴도 1000만 뷰 시대라며 영화의 1000만 관객과 비교하는 멘트가 나오곤 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 잠재적 매체 영향력이 증명된 것이다.
이런 퍼포먼스들 덕분에 광고주는 전통 4대 매체가 아닌, 뉴미디어란 매체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4,2015년 두각을 나타낸 장르 중 하나인 엠비언트 광고!
주로 몰래카메라 같은 생동감 넘치는 영상들인데 해외 광고계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지 오래인 광고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애드쿠아, 이노레드 같은 대행사들이 소비자가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인터렉티브 광고나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엠비언트 광고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괜찮은 반응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국내 엠비언트 물에도 유행은 존재했다.
바로 감성 몰래카메라 형식의 엠비언트 광고이다.
실제 2014년 국내에선 18편의 엠비언트 광고가 제작되었는데 그 중 12편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성 컨셉이었다.
이런 유행은 2015년도까지 이어졌다. 감성 엠비언트 광고들이 몇몇 회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다른 광고대행사들도 유행에 따라 비슷한 류의 감성 엠비언트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2017-2018년,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
요즘 대세 이마트 광고를 만든 돌고래 유괴단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처럼
당시는 애드쿠아, 이노레드가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었다.
2016년은 광고의 컨텐츠화가 눈에 띄었다.
소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많이 되던 시기이다.
페이스북의 국내 점유율은 높아졌고, MCN, 360도 영상, VR, LIVE, 웹 드라마 등 많은 신기술과 미디어 개념이 만들어졌다.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되는 MCN도 광고의 범위로 들어오는가 하면,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360도 영상 서비스를 시작까지 했다. 돌아보면 정말 여러 종류의 광고가 나왔던 시기인듯하다.
SSG광고처럼 트렌디한 광고부터 360도 VR 광고까지~ 다채로웠다.
광고인데 광고 같지 않은 "네이티브 애드"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자연스레 소비자들도 광고를 컨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광고라도 재밌으면 끝까지 본다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짧은 시간에 소비자들은 뉴미디어에 적응했고 소비자 스스로 새로운 광고 생태계와 법칙을 만들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광고인들이 만든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든 새로운 광고 생태계의 등장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만든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에 전통 4대 매체를 다루는 회사의 위기는 시작되었고, 디지털 대행사들에게는 기회란 문이 열렸다.
예로 디블렌트, 디렉터스 컴퍼니, 플래닛드림, 그리고 내가 속한 넥스트라운드 등 2세대 디지털 대행사들에게는 기회가 생겼다. 이런 버프를 받아 당시 창업 1년이 조금 넘었던 신생 넥스트라운드도 수십억 원 대의 연매출을 내며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2017년, 경쟁이 시작되었다.
현업에서 느끼기에도 2017년도는 무언가 많이 바뀌고 있었다.
다이렉트로 일을 맡기는 비중보다, 경쟁 PT 비중이 확연히 늘고 있단 걸 체감했다.
또한, 단기간 급성장한 뉴미디어 시장에는 전문가도 없었고 월등한 실력자도 없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이 앞으로의 광고 시장의 유행을 선도할 것을 직감했다.
갑작스러웠던 뉴미디어는 어느새 익숙한 매체가 되었고,
그 중심인 소셜 네트워크에 유통되는 바이럴 영상은 컨텐츠 주류가 되었다.
이런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는 업체들이 각자의 컨텐츠를 들고 경쟁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대행사부터 SNS 중심의 컨텐츠 회사, 방송국, 프로덕션까지 모두가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뉴미디어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매스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광고 툴이 넘어오면서,
매체비는 급감했고 제작비도 내려갔다. 광고주들은 큰 프로젝트보다는 작은 예산으로 바이럴이 될 수 있는 킬링 컨텐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힘든 경쟁 속 2017년은 프로덕션 기반인 돌고래 유괴단이 이마트와 같은 반전 스토리텔링 컨텐츠로 업계를 리드를 하게 되었다.
스토리텔링 광고가 2017년을 접수할 수 있었던 이유?!
이마트 광고의 흥행 이유를 연플리(웹 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에서 찾을수도 있다.
뉴미디어 광고의 핵심 매체는 소셜 네트워크이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주 연령층은 1020이다.
소셜에서는 이들의 파급력이 절대적이며 이들에 의해 유행은 결정된다.
연플리는 이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연애 웹 드라마이다.
연플리 외에도 1020세대가 공감할만한 연애스토리로 구성된 전지적 짝사랑 시점, 열일곱 등의 웹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고 10대, 20대에서 시작된 붐은 전 연령으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우리는 웹 드라마라는 스토리성 컨텐츠에 익숙해져 있다.
광고도 컨텐츠의 일부로 인식된 지금 스토리성 광고가 인기가 많아진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재밌고 익숙하니까!
이마트 광고를 만든 돌고래 유괴단은 이런 유행을 타 스토리텔링성 광고를 만든 회사가 아니다.
(대세가 되기 이전에도 최현석, 안정환이 등장하는 캐논 광고와 같은, 스토리텔링 광고를 만들며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온 실력 있는 회사이다.)
돌고래 유괴단은 설립 초부터 자신들의 최종 목표는 영화라고 선언해 왔기에 태생부터 스토리텔링에 강점이 있는 회사이다.
여기서 한 가지 가정을 해볼 수 있다.
그들은 평소대로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 만들 수 있는 반전 가득한 스토리텔링성 광고인 이마트 광고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웹 드라마라는 컨텐츠 기류를 만났고, 순풍에 돛 단 듯 이마트 광고를 기점으로 대세가 되는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앞서 본 2014-2017년의 시장 상황을 봤을 때 트렌드는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
뉴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어떤 속도로 트렌드가 바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스토리 텔링 이후 또 다른 장르의 트렌드가 올 수도 있다.
한편으론 트렌드가 바뀐다 해도 지금처럼 천편일률적으로 컨텐츠가 생산될까 걱정된다.
웹드라마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는 지금처럼 로맨스물에 집중되어있다.
넷플릭스의 경우만 봐도 스릴러, 액션, 시대극 등 여러 컨셉의 웹 드라마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국내 컨텐츠 시장에서는 오로지 로맨스물만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광고, 영상, 컨텐츠계 사람들과 종종 위와 같은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많은 장르의 창작물들이 있긴 하지만, 시도되기가 쉽지 않다.
광고주의 요청이나 수주를 위한 선택이라 어쩔 수 없지라도,
현업인으로서 의무감을 가지고 다양한 광고를 제안하고 시도해야 한다 생각들을 하고 있다.
한동안 더 반전 스토리텔링 광고가 유행할 것 같지만, 2018년에는 다양한 광고가 집행되었으면 좋겠다.
장르를 떠나 재밌는 컨텐츠를 만든다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올해에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나오는 모든 컨텐츠들이 대세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