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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설 Oct 05. 2024

나를 돌보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일상 속의 깨달음 #2

 어연 살아간 지 28년이라는 세월 동안

 나의 중심을 지켜주는 좌우명은 바로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였다.


 이 좌우명은 바로 나의 아버지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념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항상 하시던 말씀이 “결과가 안 좋더라도, 네가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면 그걸로도 얻는 게 많았을 거야.”라는 말씀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과정에 항상 진심과 최선을 다하다 보니 결과는 안 좋았던 비율보다 좋았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최선’이라는 키워드는 나의 인생에 가장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후회는 없을지라도 ‘상처’를 많이 받고, ‘번아웃’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 삶을 살아왔다. ‘번아웃’을 열심히 사는 사람만이 가지게 되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번아웃’이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하는지 전혀 몰랐었다.


 이번 연도 상반기 아주 큰 ‘번아웃’을 겪으면서 너무 열심히 사는 삶은 빠른 성장을 동반하지만, 나를 훨씬 더 빠르게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나를 위한 것들이 없는 상태에서 열심히 달리는 삶은 나의 일생의 연료를 빠르게 고갈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 나의 마인드는 ’나를 먼저 보호하고 챙기면서, 최선을 다해서 즐기자.‘라는 마인드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나를 보호하고 챙기는 것’은 말은 쉽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계속 관찰하고, 알아가야 하고 조절해야 하고, 충전해야 하고, 생각을 바꿀 줄도 또는 생각을 멈출 줄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이것들이 쉽지 않겠지만, 나의 성향상 참 어려운 것들이다. 그럼에도 도전해보고 있다. 하루하루 나라는 자아를 떼어두고 관찰해보기도 하고, 화법도 바꾸기고 하고, 생각을 멈추려고 노력해 보고 하나하나 노력해 온 인생이기에, 꾸준히 하려고 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나를 챙기는 나만의 방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나를 생각해서 하는 하는 행동이 뭐든 나를 챙기는 것‘임을 깨달았다. 흔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는 ‘일 년에 한 번씩 입는 속옷을 다 교체한다.’ 또는 ‘약속 한 번을 나간 후에 집에서 오로지 쉰다.’ ‘내가 쓰는 수건은 최고급으로 사용한다.’ 등 본인들만의 행동들이 있다.


 오늘 미용실은 1년 만에 방문했다. 그동안 미용실을 방문하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바빠서, 두 번째 이유는 머리를 기르기 위해서, 세 번째 이유는 앞머리는 집에서도 혼자서 셀프컷을 할 수 있어서, 마지막 이유는 미용실 물가가 너무 비싸서다.


 오랜만에 방문한 그곳에서 미용사 원장님에게 충격적인 말은 “머리가 너무 손상되셨어요. 그리고 옆머리가 뒷머리보다 훨씬 기시네요. “라는 말. 머리카락은 생각보다 예민해서,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망각하고 있었다. 미용사 원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에 관련된 지식을 얻고, 앞머리를 포함한 커트와 드라이까지 끝마치니 이상하게 기분이 뿌듯해지고 좋아졌다.


그러면서 찰나의 순간에 내가 놀러 가고, 일하고, 취미를 가지는 시간에 쏟을 에너지는 무한하게 쏟으면서, ‘내가 내 스스로에게 오로지 쏟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현저하게 적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유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를 위해서 쓰는 여백의 마음과 시간에서 나온다는 깨달았다.


참 사소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사소한 것들에서 오는 여유와 만족이 없으면 금방 공허함에 빠진다.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차리고 깨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가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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