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설의 에세이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감정 기록"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내가 가장 자주, 깊게 사유하는 질문이다. 예전에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돈을 많이 벌고,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유명해지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게 내가 생각했던 성공의 기준이었다.
29년을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보니, 대한민국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경쟁의식을 가지고 산다는 게 정말 피곤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서 시작한 일들이 어느 순간 해야만 하는 일들로 확장되면서, 결국 모든 게 ‘일’로 가득 차버린 삶이었다.
사실 나에게 성공이란 가족을 위해 반드시 이루고 싶었던 것이었다. 부유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돈’에 얽매여 살아야 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돈’을 먼저 벌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기에, 언제나 ‘돈’을 먼저 벌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인생은 일직선으로 쭉 뻗는 게 아니라, 돌고 돌아 결국 목표에 도달하는 느낌이었다. 사춘기와 20대 초반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좌절하거나 현타가 왔던 순간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나는 ‘물질주의’와 ‘속세주의’에서 조금씩 벗어나,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나만의 속도로 달려가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느낀다. 어떤 것도 항상 좋거나 나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좋은 것 뒤에 숨겨진 이면도 많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사람마다 환경과 지원, 출발선이 너무 다르기에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결승점을 정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운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노력과 아픔이 있었음을 이제는 안다.
예전에는 성공한 삶이 이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커리어 성장, 돈을 많이 버는 것 등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게 ‘잘 산다’는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밀도 있게, 윤택하게 사는 삶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각자의 가치관에는 정답이 없다. 내 삶과 지금 내 가치관에서는 ‘잘 산다’는 그런 의미일 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더 균형 있고 밀도 깊은 삶을 살고 싶다. 어느 한 가지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잘 산다’는 것이 꼭 큰 성취나 화려한 명예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안다. 나에게 ‘잘 산다’는 매일의 소소한 행복,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비로소 내가 온전해지고, 삶이 진짜로 내 것이 된다는 믿음이 생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우리가 함께 더 의미 있는 ‘잘 산다’를 만들어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