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설의 에세이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감정 기록"
어린 시절엔 ‘나의 기준’이라는 것을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막상 기준을 세워보려고 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고 비워내야 하는지 정말 잘 몰랐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나이와 꼭 맞닿아 있지 않더라도 이런저런 경험들을 겪다 보니 조금씩, 하나하나 ‘나의 기준’이 정의되고 있다.
나에게서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며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좋은 사람’은 나를 편안하게 해 주면서도, 내가 좋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다.
‘편안’이란 있는 그대로를 바라봤을 때, 거슬리는 것이 없는 상태이고,
‘성공’은 하루하루를 충만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멘토’는 삶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가치관과 행동, 태도 모두가 냉소적이지 않으며, 따뜻하고 본인의 일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이고,
‘사랑’은 시도 때도 없이 그 사람이 보고 싶고,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잠은 잘 잤는지… 자연스럽게 안부가 궁금해지는 마음이다.
‘친구’는 어느 정도는 알지만 100% 안다고는 할 수 없고, 적당한 선에서 편안한 사람이고,
‘존중’은 내 기준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환경과 맥락을 알 수 없기에 ‘그렇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장’은 갇혀 있던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만나거나,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즉 넓어지고, 깊어지고, 새로워지는 과정이며,
‘자존감’은 내가 나를 정확히 아는 것. 장점과 단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어떤 말과 행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중심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늘 조심하려고 하는 점이 있다. 내가 나의 기준을 세웠다고 해서, 남의 기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 내 소신은 지키되, 남의 소신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나는 자연스럽게 거리를 둔다. 서서히, 천천히.
결국, 나의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나'라는 왕국에 성벽을 세우는 일이다. 내가 아닌 외부의 말과 시선, 판단이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게 나만의 경계를 만들어가는 것. 물론 이 기준들은 몇 년 뒤에 또 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건 내가 스스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가장 큰 가치의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