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침 습관의 시작은 엄마였다"

갈빗집 사장의 하루

by 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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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부엌에서 들려오던 도마 소리 나는 새벽마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도마 소리에 잠을 깨곤 했다.

더 자고 싶은데, 소리에 예민한 나는 눈을 비비며 힘겹게 일어나 소리가 나는 부엌으로 향했다.

언제나 이른 아침, 도마 소리와 밥 짓는 냄새가 내 하루를 깨웠다.

아침부터 서둘러 8남매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가게에 나가야 했던 엄마. 그 마음이 얼마나 바빴을까.

내가 엄마가 되고 두 아이를 키우며 워킹맘으로 살아보니, 그 시절 엄마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을 손수 차려주신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야 알겠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내 습관도, 아마 그때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지금은 스스로를 ‘아침형 인간’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시절 엄마의 도마 소리와 밥 냄새가 내 알람이었다.


나는 지금 1인기업의 성장을 돕는 실행 성과 코치로 살고 있다.

어떤 성과도 결국 작은 루틴에서 시작된다는 걸, 나는 엄마의 아침에서 배웠다.

엄마도 매일 같은 시간에 갈빗집으로 출근하셨다.

직원들보다 항상 먼저 가서 단속하고, 주방을 정리하며 하루를 맞이하셨다.

사장인데 왜 그렇게 일찍 나가냐고 물으면, 엄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주인이 더 열심히 해야 직원들이 무시하지 않아. 그래야 내 말을 잘 듣지.”

일 년 내내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엄마의 뒷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엄마의 아침 시간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나 또한 어떤 일을 할 때 시스템을 만들고, 예측 가능한 시간 관리로 루틴을 지키려 한다.

그건 엄마에게 배운 태도다.


오늘도 변함없이 맛있는 냄새가 집 안에 퍼진다. 아침 메뉴가 무엇인지 냄새로 알 수 있다.

나는 엄마에게서 나는 냄새를 무척 좋아했다. 엄마에게는 구수한 누룽지 같은 냄새가 났다.

엄마 옷에서는 늘 갈비 냄새가 났지만, 엄마 살냄새는 따뜻한 누룽지 같았다.

눈을 비비며 부엌에 제일 먼저 들어가, 엄마를 뒤에서 꼭 안고 말했다.

“나 일어났어, 엄마.”

어리광을 부리며, 나는 매일 엄마에게 나를 각인시키곤 했다.

4남 4녀 중 막내딸, 일명 ‘막둥이’였던 나.

엄마는 유독 나와 내 동생을 애틋하게 여기셨다.

아마 장사를 시작하신 것도, 늦게 태어난 우리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도 이제는 몸이 자동으로 부엌으로 향한다.

워킹맘이지만, 우리 엄마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아침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밥상을 차린다.

그건 엄마가 내게 주신 아침 습관이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 아침은 내 손으로 준비해야 마음이 놓였다.

엄마가 떠나신 지 어느새 9년이 되어 간다. 지금도 그 냄새가 그립다.

아침마다 부엌에 서서 밥을 짓다 보면, 엄마가 생각난다.

그리고 나도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훗날, 이 아침 냄새와 내 모습을 기억해 주기를.

오늘은 유독,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구수한 막장찌개가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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