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마인드셋
장사를 하다 보면 장사가 안 되는 날이 있기 마련이죠. 삼복더위, 휴가철 갈빗집이 조금 조용했던 기억이 있어요. 가게 문은 열었고 손님이 오지 않을 때 준비되어 있는 이동갈비는 냉장고 그대로 남아 있고 그날 쓸 야채 밑반찬까지 그대로 남아있을 때 엄마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마음은 불편하시지 않았을까요?
그날도 너무 더워 운동부 전체가 일찍 끝나 엄마가게 들렸어요. 우리 엄마가 엄청 여유 있게 상을 닦고 바닥 청소를 하고 이모들은 홀에 앉자 쉬고 있는 거 같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엄마가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갈비냄새가 아닌 해산물찜 냄새가 나기 시작해요. 손님이 오지 않아 다들 사장님 눈치 보는데 엄마는 어두운 기색 없이 몇 테이블 손님 받고 이모들 점심을 손수 부지런히 준비하시고 계셨어요. 아귀찜 냄새 해산물 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였어요.
오늘은 손님들 휴가 떠나고 안 오는 거 보니 "우리도 맛있게 특식 먹고 즐기자"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 일하던 이모들과 함께 이른 점심상을 차리셨어요. 해물찜에다 간장게장 양념게장이 오봉에 가득이었어요.
엄마에게 물어보았어요. "엄마 오늘 장사도 안되는데 왜 이렇게 많이 요리해요? 엄마는 웃으면서 장사 안 되는 날 같이 일하는 분들과 맛난 거 만들어 먹으면 좋지 맨날 남들 고기 구워주는데 오늘은 엄마가 별식 해줄 수 있어 좋지? 더운 여름 일하느냐고 힘든데 잘 먹어야지 우리부터.... 엄마의 말이 그 시절에는 그렇구나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손님이 없는 날조차도 사람을 중심에 둔 장사를 하고 계셨던 거죠. 매출이 없는 날에는 직원들과 나누는 한 끼는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고 그분들이 힘든 일을 하는데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고 위로해는 거 아닐까요?
장사가 안 되는 날의 태도가 드러나지 않을까요?
1인기업코치로 일하며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만나요. 그중엔 잘될 때보다 안 풀릴 때의 태도가 중요한 걸 아는 분들이 있어요. 팔리지 않는 날일수록 더 따듯하게 미소를 짓고 직원들을 챙기고 눈치 보는 직원들과 파이팅 하는 가게는 결국 오래가는 거 같아요. 장사 안될 때 고기압의 사장님들 직원들 손님 없어 쉬고 있다고 일을 만들어 일 시키고 짜증 내며 감정 다 드러내시는 분들 간혹 봬요. 그런 가게 직원들은 오래 있지 않고 떠나죠.
장사가 안 되는 날 우리 엄마도 그날 매출 목표가 있었을 텐데 초조해도 티 내지 않고 오히려 손수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고 나누고 쉬어갈 수 있게 배려해 주셨어요. 엄마는 장사는 수치가 중요하지만 사람의 온기가 따듯해야 오시는 분들도 따듯하게 전달된다고 일하는 이모들의 감정까지 챙기곤 하셨어요.
지금 나에게도 이런 자게가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창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물어봐요."장사가 안될 때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 그 질문 속에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어요. 우리 엄마는 장사가 안 되는 날 절대 직원 탓하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 눈치 안 보게 편안하게 순리대로 흘러가게 하시는 거 같았어요. 주방에서 음식을 손수 만들어주고 나면 가게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고 저녁에 오는 손님들에게 이모들이 더 서비스를 잘하신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갈빗집 10년 넘게 하면서 직원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어요.
장사가 안 되는 날에는 언제나 어김없이 스페셜 요리를 해서 밥상을 만드셔서 소중한 사람들을 섬겨주셨어요.
돈은 직원이 벌어준다고 늘 엄마가 하신 말이죠. 엄마의 밥상은 매출보다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이었죠.
먹고살자고 일하는데 우리가 먼저 좋은 거 먹어야지 하며 이야기하셨죠. 지금 나도 이런 사업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돼요. 조직사업을 할 때도 교육본부장을 할 때도 매출이 많이 나오면 항상 엄마처럼 거 하게 함께 그 시간을 즐겼던 추억이 있어요. 엄마의 태도를 보고 저도 제 사업에 적용해 이어가고 있어요. 엄마의 그 하루를 떠올리며 오늘도 제 마음을 들여다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