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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Nov 16. 2020

공감의 부재와 흥미 위주의 관심사(3)

놀이치료 수업을 통한 가르침

나는 지난 학부모 상담 내용을 바로 놀이치료 선생님께 알렸다. 그리고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명쾌한 대답 없이 놀이치료 일정이 시작됐다.


놀이치료 선생님과의 놀이 시간이 끝나면 잠시 상담 시간이 생긴다. 다른 친구와 함께하는 수업도 진행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안 된다며 아쉬워하셨다. 그리고 그 날 발생한 사건을 말해주셨다.


아이가 어려운 종이접기를 원했다. 그래서 같이 하다 보니 아이가 못하겠다며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단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선생님은 아이의 종이를 접고, 아이는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해 오고는 했는데, 내가 문제를 지적하니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다.


"네가 내게 부탁했으면 옆에서 지켜봐 줘야지. 이것은 네 것이잖아. 선생님 것이 아니잖아. 그런데 선생님한테 도와달라 하고 너는 다른 놀이를 하면 선생님은 속상해. 기분이 나빠져서 도와주고 싶지 않아."


"그래도 해주세요~~"


아이는 애교스럽게 해 달라며 놀이치료실의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에 열중하고 싶어 했단다.


"네가 못하겠다고 해서 도와달라고 했잖아. 그러면 옆에서 보면서 어떻게 하는 것인지 보고 배워야지. 그냥 가버리면 선생님한테 떠맡긴 것 같아서 하기 싫단 말이야."


"알겠어요. 그럼 옆에서 볼 게요."


물론 무성의한 대답이었고, 이내 다시 자기 놀이로 빠져든 아이.


"안 해."


"아 왜요~!!"


"네가 해."


"난 못한단 말이에요! 어렵다고요!"


"그래? 그럼 옆에서 같이 보는 거야. 나한테 맡기고 다른 놀이를 하면 안 돼. 네가 다른 놀이를 하면 나는 안 도와줄 거야."


"알겠어요...."


시무룩해진 아이는 결국 그 베이블레이드 종이접기를 너무나 원했기에 선생님께 지고 말았다. 옆에서 선생님이 접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지만 자꾸만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생님께 고맙지 않은 것이 아니다. 아이는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것이 기분 나쁠 것이라고 예상도 못 했다.


자신의 흥미가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아이. 마치 불나방처럼 불이 비치는 어디든 제 몸을 부딪치는 아이. 그래서 제 것임에도 관심을 모두 끊어버리는 아이. 그것이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었다. 엄마도, 아빠도, 친구들도 모두.


나는 이 부분을 알려주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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