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갈등이지만 오랫동안 해결 못하는 일이 있다. 내게 있어 그중 하나가 안방 문화의 차이이다.
그는 티브이 보기를 좋아한다.
잠들었나 싶어 슬그머니 끄면, 벌떡 일어나 리모컨을 다시 쥐고는 왜 끄느냐고 다잡는다.
내 취향은 음악 방송을 듣는 것이다.
낮은 소리로 볼륨 조절을 해두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빈 공간을 채워주는 신비의 소리다.
마냥 멍 때리고 있든 무엇을 하든,
지겹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시끄러워!
더는 못 참을 때 서로에게 지르는 외마디 불평, 그리고 내심 이어지는 내 악다구니.
'음악이 왜 싫어? 천박하게스리~'
지난 명절 연휴, 드디어 이 오랜 전쟁을 통과했다.
나는 고상하고 너는 하자가 있다는 식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그는 티브이가 좋고 나는 음악이 좋고, 다만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을,
취향의 선호가 '왜 저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이 바뀌면 같은 상황에서 다른 느낌으로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작은 간극을 해결하지 못한 체, 맞지 않는 톱니처럼 물려서 얼마나 오랜 기간 꺽꺽 소리 내며 돈 것인지를!
일에서나 생각에서나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면 타인을 봐줄 수 있는 여분이 없다. 자기 한계를 조금 더 벗어나는 것, 이게 해마다 한 살 더 먹는 나이 값일진대...
느낌표에서 마침표로 가는 시간은 짧다.
문제는 이 느낌표가 섬광처럼 언제 오느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