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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나귀

레위, 민수기, 신명기 이야기ㆍ열넷

by 김두선

모압 나라에 발락이라는 왕이 있었어요.

왕은 요단 강 건너 모압 평원에 진을 친 이스라엘이 몹시 거슬렸어요. 강 동쪽의 세 왕을 모두 패배시킨 이스라엘이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발락은 궁리 끝에 신언자 발람을 부르기로 했어요.

발람은 이방인으로서 하나님의 신언자였어요.



“어떤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왔는데, 나의 땅 맞은편에까지 와서 자리를 잡았소. 저들이 나보다 힘이 세니, 부디 나를 위하여 저 백성을 저주해 주시오.”


발락이 보낸 장로들은 왕의 말을 그대로 전했어요.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시오.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대로 여러분에게 알려 드리겠소.”



그날 밤, 발람은 하나님께 아뢰었어요.


“모압 왕 발락이 전갈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백성들을 이기고 쫓아낼 수 있도록, 저주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너는 저들과 함께 가서는 안 되고 그 백성을 저주해서도 안 된다. 그들은 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발람은 미디안의 장로들에게 함께 갈 수 없다는 뜻을 전했어요. 하지만 왕은 다시 사람을 보내어 끈질기게 발람을 유혹했지요.


세 번째 발람이 하나님 앞에 나아갔을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일어나 그들과 함께 가거라.

그러나 너는 내가 너에게 하는 말만 해야 한다.”


발락의 속마음을 아신 하나님은 어쩔 수 없이 허락하셨어요.

다음날 일찍, 발람은 나귀에 안장을 얹고 일행들과 함께 길을 떠났지요.




길을 가는데 발람의 나귀가 갑자기 길에서 벗어나 밭으로 뛰어들었어요. 칼을 빼어든 채, 길을 막고 선 여호와의 천사를 보았기 때문이에요.

영문도 모르는 발람은 나귀를 때려 다시 길로 들어서게 했어요.


이번에는 여호와의 천사께서 포도원 사이의 좁은 길에 서 계셨어요.

길 양쪽에는 담이 있었어요.

나귀는 몸을 바싹 담에 붙였지요.

발람의 발은 담에 짓눌려 몹시 아팠어요.

화가 난 발람은 또다시 나귀를 때렸어요.


세 번째 여호와의 천사가 길을 막았을 때, 나귀는 그만 풀썩 주저앉고 말았어요.

영문도 모르는 발람은 지팡이로 나귀를 마구 때렸지요.



그때였어요. 여호와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

사람의 말을 하게 했어요.


“주인님은 저를 왜 세 번씩이나 때리십니까?”

일생 동안 주인님을 태우고 다니면서 제가 언제 이렇게 했습니까?”



그때 여호와께서 발람의 눈을 열어 주셨어요.

발람은 칼을 빼들고 길을 막고 선 여호와의 천사를 보게 되었어요.

놀란 발람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어요.



발람은 비로소 자신의 선택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또 여호와께서 발락에게 가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도 알았지요.

발람은 지금이라도 돌아가겠다며, 하나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싹싹 빌었어요.



나귀를 사용해서라도, 우리의 눈멂을 깨우쳐 주시는 주 예수님!

탐심 때문에 바른 길에서 빗나간, 발람의 교훈을 새겨 봅니다.

우리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아멘.



관련 구절) 민 22장, 민 21:1-3, :21-:35, 벧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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