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된 탓일까...?
한때는 완치된 병처럼 잊고 살았는데
요즘 들어 고개를 다시 쳐드는 고질병.
신발 바닥에 붙은 껌처럼 질기게도 붙어서 날 놓지 않는다. 지독하게 질긴 이 외로움은 뭘까...
여고 가정 과목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정말 중요한 팁 하나를 주셨다.
"이 담에 자녀를 낳거든 '표현하는 사랑'으로 듬뿍 주어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제게 돌을 던져도 우리 엄마만큼은 절대로 내 편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어라.
그러면 그 아이가 자라서 세상으로 나가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성이나 사람에게 엎어져서 함부로 마음을 빼앗기는 일이 없다."
부모의 성향이 푸근하고 다정다감한 표현에 능한 것은 배움의 정도에 있지 않다. 시절 따라 다른 것도 아니다. 그저 몸안에 저장된 칩처럼 유전인자에 속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바꾸려는 후천적인 노력이 없다면 조금도 변할 수 없는 것이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부모를 탓해 본 적은 없다.
다만 내 자녀를 키우면서 선생님의 이 말씀을 새기고, 그것을 실행하기에 온 마음을 쏟았다.
공부보다는 특별히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 위주의 가르치기에도 집중했다. 수영, 스쿼시, 스케이트, 바둑, 피아노, 그림 그리고 스피치를 통한 성격 훈련 등.
"네가 무엇이 되든 너는 너 자신이다."
성공의 기준은 객관적인 평가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 살고 있는지 못한지는 자신의 만족도가 결정한다. 이런 관점에서 그들은 어떤 사람 앞에서도 밝고 당당하고 눌림이 없으며, 사람 속에서도 잘 살고 혼자 있을 때도 잘 산다.
부모가 될 과정에 있는 모든 부부에게 선생님의
그 말씀을 재생 테이프처럼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