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밭에 핀 좀주름찻잔버섯
작년 시월, 청주 문의면에 사는 민주시민교육 동지인 박정연 선생 집에 망원경을 차에 싣고 찾아갔다. 별을 좋아하는 박정연 선생이 오래 전부터 한 번 다녀가라 했지만 선뜻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박정연 선생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구절초연구소에서 경작하는 구절초 밭은 대청호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직 구절초가 남아 있어서 밭이 온통 하얗게 빛났다. 밭 가장자리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마을사람들을 불러 하늘의 별자리를 이었고, 망원경으로는 토성과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았다.
다음날 구절초 연구소에서 구절초 모종을 열댓개 선물로 받아왔다.
가평 밭에는 다다음날인 10월 26일에 모종을 심었다.
그리고는 올 봄과 여름 구절초는 잡초와 섞여서 시간을 보냈다. 구절초 사이에 올라온 잡초를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더는 구절초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무렵인 7월 하순에 잡초를 정리했더니 구절초가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보고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구절초를 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가평클린대학에서 구철초를 지피식물로 기른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 다른 풀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힘으로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는 식물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밭 가장자리로 빙둘러 자라게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올해 꽃이 핀 모습을 보고 나서 생각해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최근 많은 비가 내린 때문에 잡초들의 기세가 등등해져 구절초 심은 이랑에도 잡초가 구절초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잡초를 정리했다. 잡초를 정리하는 중에 씨앗이 담긴 작은 주머니가 촘촘히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건 뭐지? 쇠뜨기 포자는 아닐텐데. 사진을 찍어놓았다가 검색을 해보니, 좀주름찻잔버섯이라고 한단다.
아내는 좀주름찻잔버섯이 독성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한다. 구절초연구소에 연락해서 정보를 얻어보란다.
검색을 해보니, 항염, 항균, 심지어 항암 작용이 있다고 한다. 췌장암에 대하여 주름찻잔버섯으로 치료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우리 밭에 온통 항암 생물이 사는구나. 땅빈대, 화살나무, 주름찻잔버섯,.... 이런 땅에서 암을 치료하지 않으면 안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