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둥이 출산예정일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남편이랑 지난 달부터 부끄러운 엄마아빠가 되지 말자며 꼬박꼬박 매일성경으로 큐티를 하고 있다. 시간이 맞으면 웬만하면 가정예배처럼 붙어 앉아 같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은 갑분 히브리어가 튀어나왔다. 남편이 이 단어 뜻을 기억하냐고 묻길래, 난 90% 이상 까먹었으니 묻지 말라 답했다.
재작년 성탄절에 사임을 하며 대학원 동기들이 친구들이 혹은 사모님이나 목사님들이 혹 사역을 못해서 아쉽지 않냐고 물으시거나, 아기 좀 키우고 나서 또 하시겠네요 라고 종종 말씀하신다.
아마 앞으로는 쭉 아직도 조금은 어색한 ‘사모님’이란 호칭으로 불리며 살아갈 확률이 훨씬 높다. 개인 성향상 늘 앞에 서야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전도사의 자리보다 사모로 살아가는 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아직 1년밖에 안 됐지만..)
무근검 팀장님께서도 마지막 날에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셨던 것 같다. 물론 아이들과 정든 샘들이 보고 싶겠지만 섭섭함과 아쉬움보다는 시원함(?)이 더 크다고 답했던 것 같다. 아마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을 때라 더 그랬던 것 같고. 대학원 입학하면서도 제일 하고 싶었던 사역은 문서사역이였다. 4년 전 성서유니온에서 어린이 교재 연구팀으로 훈련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기한없이 미뤄지다 자연스레 한 번을 모이지 못하고 해체됐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찾아오면 아이들을 위한 성경공부, 공과 책을 써보고 싶은 꿈은 늘 맘 속 한 켠에 품고 있다. 당분간 4-5년은 육아만으로도 쉽지 않을 테니 아기 태어나기 전에 열심히 큐티하며(난 유아용 큐티아이, 저학년용 매일성경이 어쩜 이리 재밌는지 모르겠다 ㅎㅎ 귀여운 그림들이 가득한 게 딱 내 스탈) 마음에 말씀을 잘 심어야겠다 다짐한 하루!
꽃순이 남편 5년 짬밥이 되면 모던 하우스에서 자기가 스스로 조화를 골라 꽂아두는 경지에 이르게 되나 보다. 내 남편 맞냐며 본인도 놀랐음 ㅎ_ㅎ. 꽃 제발 좀 집에 그만 가져오라며 말하던 울 남편이었는데 안방에 놓인 저 화병 볼 때마다 뿌듯하다 푸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