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었으면 벌써 도착했겠어
삼성역에 위치한 법무법인에 근무하시는 변호사님 인터뷰가 있었다.
용인 흥덕 - 선유도 - 삼성역.
큰 우산을 들어도 5분이면 신발이 다 젖을 만큼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날 하필 이런 일정이라니.
아침부터 푹푹 한숨이 나왔다.
경기도에 살기 시작하면서 이동에 버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로 인한 피로 누적과 수면 부족은 덤이다. 갖고 싶지 않은, 덤.
오늘은 평소 피로보다 세 배는 힘든 하루였다.
노트북에, 요통에, 골반통에...미팅이라 차려입은 불편한 옷에 비까지 내려줬고
설상가상 핸드폰도 잠시 먹통이 되어 날 불안에 떨게 했다.
선유도역에서 볼 일을 마치고 두시 반까지 삼성역 근처 카페에 도착을 해야 하는데
택시로 가려니 막혀서 1시간이 걸렸다. 결국 당산역으로 가서 당산역에서 9호선 급행을 타고 무사히 선정릉역에 도착했다. 택시 어플로는 분명 5분이면 도착한다고 했는데, 도착 예정 시간은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한다고 알려주고 앞에 차들은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택시 아저씨 종종거리는 나보다 본인이 스스로 이 길에 갇혀 짜증나셨던지
골목길로 핸들을 트셨다.
40분 도착이였던 네비 속 글자가 순식간에 29분 도착으로 바뀌었다.
실시간 네비라고 칭하는 녀석은 그 길을 왜 알려주지 못했을까?
걸었어도 40분보단 빨리 도착했을 것 같다. 물론 온 몸은 다 젖었겠지만.
이동시 노트북을 지참해야 하고, 이왕이면 세미 정장으로 차려 입어야 하고, 운동화보단 구두를 신는 게 좋은(?) 미팅이 잦은 우리같은 이들에겐 장마 기간은 얼른 지나갔으면 하는 시즌이다.
매년 오지만, 매년 달갑지 않은.
현장이 좋고, 취재가 좋아 이 일을 계속 하고 있지만 서울시민 일 때가 그립다. 서울 살 땐 몰랐던 고마움을 경기도민이 되어서야 체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