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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무 Nov 28. 2020

생각에도 출처가 있다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던 중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어젯밤에 아버지와 나눴던 대화였다. 심각한 대화는 아니었으나 약간의 짜증이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다행히 누나의 중재로 웃픈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 생각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 대화 주제와 상관이 없는 일들도 떠오르게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차오르는 찰나, 이 생각이 어디서 출발했지?라는 의문이 생각의 흐름을 깨트렸다. 생각이 출발한 곳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꼬리를 문 이유는 내가 가진 결핍 혹은 내 안에 담긴 열등감이었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 것이고 나는 그 말씀에서 과거의 가난을 떠올린 것이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으나 부를 부러워했던 나의 어린 날이 시작점인 것이다.

생각에는 출처가 있다. 우연하게 발생하는 생각은 없다. 무의식이라고 표현되고, 빙산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살아가며 스쳐 지나간 것. 장면. 도시. 식물 그리고 감정까지도. 지나쳤다고 생각했으나 차곡차곡 쌓여 있던 것이다. 

생각은 행동이 된다. 생각의 출처를 생각해보면 더욱이 좋은 것만 보아야 함을 느낀다. 어린 시절 가난을 바꿀 순 없으나, 그 시절의 웃었던 기억을 다시금 상기시켜본다. 그렇게 조금씩 웃음의 빈도를 높이고, 무의식을 자정 하며 더욱 건강의 길로 나아간다. 그렇게 더욱 건강해지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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