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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무 Feb 14. 2021

클럽하우스에서 생긴 일

- 사람이 상품이 되는 시장

클럽하우스가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음성 기반 SNS이다. 한국에는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사용하는 SNS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실제로 머스크가 클럽하우스를 통해서 최근 주식시장에 화제였던 게임스탑 사태에 대해 로빈후드 대표와 설전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만날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방에서 들을  있다는 사실은  메리트로 다가온다. 기존 라이브방송과 가장  차이는 연사의 유명도이다. BJ혹은 크리에이터는 스스로 방송에 들어온 케이스이지만 기업의 총수나 창업가는 그들과 다른 차원의 존재였다. 클럽하우스는 대중을 새로운 차원으로 연결하는 연결점이 되었다. 클럽하우스만의 특별함을 꼽자면 바로  연결성이다. 인스타그램도 유명인과의 연결이 가능하지만, 비중은 유명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나와 유명인의 관계가 상하로 이루어진 경험만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는 상하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물론 '모더레이터-스피커-어디언스' 나눠진 역할은 있으나, 누구나 모더레이터가   있다. 물론 팔로우는 유명세에 따라 차이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인이 모더레이터가 되었을  가져올 파급력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건 초기의 현상일 뿐이라고 예상해본다. 머지않아 클럽하우스 내의 유명 모더레이터가  탄생할 것이다. 그들은 유튜버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닐 것이다. 말하기에 재능이 있고 전문 분야가 있는 일반인이다.  성장세는 더욱 빠를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를 조금 경험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알고리즘의 무서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클럽하우스의 알고리즘은 내게 꽤나 소름 돋는 경험을 선사했다.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팔로우한 사람이 속한 클럽() 먼저 보여지는 구조이다. 팔로우한 사람들의 클럽이 보이고, 아래로 내리다 보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클럽이 보인다. 나는 클럽이 랜덤으로 뜨는  알았다. 아니었다.



오늘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픈 방이긴 했으나 우리들의 팔로워가 적어서 아무도 안 들어오리라 생각했다. 예상과 다르게 누군가 들어와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던  그분의 고향을 알게 되었고, 나의 지인   고향 출신인 사람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세상에나. 둘은 중학교 동창이었다.  지인을 내가 클럽하우스에 초대했다. 이로 인해 (우연이 아닌) 알고리즘에 의해 < - 지인 - 새로운 > 연결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더욱 소름 돋았던 부분은 '새로운 ' 직업이 간호사였는데, 이후에 들어온 다른 분도 간호사였다. 그리고  다른 분은 간호대 학생이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할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절대 우연일  없다. 클럽하우스의 기본 구조는 초대이다. 초대장을 보내기 위해서는 핸드폰의 연락처를 기반으로 초대할  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려면 나의 연락처를 클럽하우스에 오픈(허용) 해야 한다. 약관을 살펴보진 않았으나, 그들에게 나의 연락처를 분석할  있는 권한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 연락처를 데이터베이스로 하여 작동되는 알고리즘을 클럽하우스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연락처 연동을 끊지 못하게 한다. 처음 2장의 초대장을 줌으로 연락처 연동을 무조건 하게 만든다. 이후 활동량에 따라 2~3장을  주는데, 이후에도 연동을 유지하고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연락처에 있는 사람이 가입하면 알람이 뜨게 만들어 두었다. 너무 명확하게 보이는 시스템 아닌가? 너무나 놀라운 점은 아직도 베타 테스트 중이라는 점이다. 베타 테스트에  십만 명이 몰렸다. 테스트에 사용할 데이터가 충분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저들을 장악하고 클럽하우스에 미치도록 만들어버릴 알고리즘의 탄생은 머지않게 느껴진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당신이 어떤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한다면, 당신이 상품이다." SNS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면 내가 상품이고, SNS 나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잠식되어가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유료화에 대해 논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절대 유료화는 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식 비즈니스 마인드로 방에 티켓을 팔거나, 유명인과의 대화를 돈 내고 듣겠다는 아이디어를 낸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는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티켓이나 팔자고 클럽하우스를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유저를 팔아 엄청난 돈을 벌게  것이다. 이미 시장성은 확인되었다. 이제는 어떻게 유저를 묶어두느냐 인데, 벌써부터 초대장으로 조련하고 있으니 그들의 실력도 확인된 셈이다. 상품이 되고 싶으냐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NO'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클럽하우스의 모더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물으면 'YES'라고 답할 것이다. 잊어서 안 되는 지점은 모더레이터와 상품은 같은 의미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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