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동 단독주택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첫 신축 프로젝트의 끝

by 선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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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나는 걱정도 없었고, 겁도 없었다. 나의 파트너들은 클라이언트가 가까운 지인이어서 관계가 틀어질까 봐 우려했는데, 정작 나는 걱정 안 된다는 답을 몇 번이고 들려주었다. 동해이고, 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었고, 우리에게 정말 좋은 기회임이 자명했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없지 않았다. 내가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돌발상황들 앞에서 나는 그다지 힘이 없었다. 그럴 땐 괴로운 날들도 있었다. 개발행위허가가 걸려있었고, 주변 땅들과의 관계도 얽혀있었다. 기흥구청에서의 허가 과정에는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들이 많았다. 늘어지는 일정에 마음이 불편했고, 코로나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하며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백동 단독주택은 우리에게 의미가 깊은 프로젝트이다. 첫 신축 프로젝트임을 차치하고도 건폐율이 20% 밖에 되지 않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최대한의 면적을 뽑기 위해 건축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줄타기를 해냈다. 가장 낮은 지점과 높은 지점 사이의 높이 차가 6m도 넘는 경사지에서 몽구(강아지)가 뛰어놀고 햇빛 아래 피크닉을 즐기다 바비큐를 할 수도 있는 마당을 만들어 냈다. 마당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서 동해의 가족들이 누리는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해의 가족들이 이전 집에서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면, 그것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오래도록 뿌듯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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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백동 프로젝트를 정리하며 잡지사에 보낼 글을 마무리했다. 몇 번의 퇴고를 거칠 테지만, 단연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글로는 가장 오래 걸렸다. 내가 설계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다른 프로젝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난 동백동 단독주택에 대해 너무 많은 사실과 관계들을 알고 있었고,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이겠지만 디자인과 시공 사이 달라진 점에 대해 아쉬움을 먼저 느꼈다. 뭘 잘했는지, 어떤 점이 대단한지 써내야 하는 글 속에서 내 주관을 덜어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래서 다들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걸까.


주택 설계가 처음이 아닌데도 상황은 내 의도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아직 내가 주택 설계를 맡기기에 적합한 건축가인가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동백동 단독주택에 머물렀던 온전한 하루는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집 안으로 길게 들어오던 햇빛과 잔디를 쓸어 넘기던 가을의 바람과 동해네 어머니가 해주신 점심과 저녁은 아직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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