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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아키 Dec 22. 2016

아빠의 부탁, 홈페이지 제작

집안의 건축가를 사용하는 방법-3

내가 처음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2014년도의 일이다. 나는 4학년까지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회사에 들어가 인턴 생활을 하고 있던 때였고 동시에 4학년까지 작업했던 결과물들을 개인적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블로그에 학기가 끝나면 패널을 한 장씩 올려놓긴 했지만, 당시 네이버 블로그에서 최대로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크기는 고작 가로 800px 였다. A1 사이즈의 패널을 올리면, 패널 구성만 조금 보일 뿐 글씨는 읽히지 않는 사이즈다. 이미지가 작게 올라가는데, 블로그는 예쁘지도 않았다. 다른 방도가 필요했다.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 홈페이지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 중학교 컴퓨터 시간에 배운 정도의 지식이 전부였다. 처음부터 코딩을 해나갈 자신은 없었으므로, 조금 더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업체를 알아봤다. 웹빌더라고 흔히 불리는 업체들이었다.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홈페이지는 크게 몇 가지 요소들을 갖춰야 구성될 수 있다.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인지한 구축 방법은 대충 이렇다.


홈페이지 서버 : 업로드하는 텍스트, 이미지 등의 자료들이 저장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함.

홈페이지 제작 :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방식으로 자료들을 나열할지 시스템을 정하는 것. 디자인.

홈페이지 주소 호스팅 : 홈페이지 주소(xxx.com 등)를 입력하면, 홈페이지로 연결되도록 도메인 주소를 구입하여 홈페이지와 연결하는 것.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일단 웹빌더를 찾았다. 웹빌더는 나 같은 무식자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위의 3단계를 묶어서 제공하는 업체다. 네이버 블로그 정도를 운영할 수 있다면, 웹빌더 상에서도 충분히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역시 가장 유명한 웹빌더 업체는 wix다. 가장 먼저 한글판을 선보이며 들어왔고, 일단 만들어보라고 각종 광고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쉬운 인터페이스와 무료체험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2014년도의 나에겐 가장 큰 단점 두 가지가 wix를 거부하도록 만들었는데, 유료임에도 용량에 제한이 있었다는 것과 결정적으로 한글 폰트가 지원이 되지 않아 모든 한글이 굴림체로 표현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몇 가지의 한글 폰트를 지원한다. 아마 css도 지원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wix 다음으로 유명한 곳은 squarespace다. 현재까지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는 곳인데, 용량 무제한에 css를 활용하면 한글 폰트 적용도 가능했다. 이것저것 차치하더라도, 스퀘어 스페이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나 아름다운 템플릿들이 있었던 것. 스퀘어 스페이스의 제일 강력한 무기다. 아직도 한글화를 시키지 않았고, 무료체험은 14일이 전부라서 결제를 하지 않으면 다시 들어가 보는 것도 금지하는 불친절함에도 불구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웹빌더는 개개인을 위해 맞춤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업체마다 여러 템플릿들을 준비해놓는다. 거의 만들어져 있는 웹사이트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사용자는 그곳에 자료를 올리기만 하면 완성.


그 외에도 weebly도 요새 한창 상승세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격 정책을 들어가서 살펴보니 나쁘지 않다. 디자인도 괜찮다. 오히려 스퀘어 스페이스가 가격이 올라 좀 더 비싸다.



2014년 처음 만들었던 홈페이지 구성


현재 홈페이지 구성


http://seonarchi.com


웹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고 나니, 큰 장점은 역시 보여주기 편한 것이었다.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주소만 가르쳐주면 다른 사람은 내 작업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직도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제본된 상태로, 또는 pdf로 전해지는 것이 오히려 의아할 정도다.



취업 후에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당시 회사는 홈페이지를 포함한 많은 것이 아직 없던 때였고, 회사 카드를 받아 들고 다시 한번 스퀘어 스페이스와 계약을 맺었다. 두 번째 만드는 것은 쉬웠다. 어떤 디자인으로 할 것인지 결정만 내리면 되었다.


회사 홈페이지


회사에서도 홈페이지가 생기니 건축주 분들을 모시고 회사 작품을 보여드려야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회사 포트폴리오로서 쓰이고 있다.



그리고 몇 달 전에는 아빠에게도 홈페이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홈페이지가 없어도, 영업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홈페이지가 하나 있어야 제대로 된 회사 취급을 받는다 했다. 3번째 홈페이지 제작이었다. 아직은 테스트 메인 화면만 떠 있지만, 아빠가 자료를 주는 대로 업데이트할 예정.


아빠 회사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이제 홈페이지를 운영한 지 2년이 넘어간다.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 홈페이지의 세계로 넘어온 것에 대해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자유도가 블로그보단 훨씬 높았고, 원하는 만큼 큰 사이즈로 이미지와 동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한눈에 깔끔하게 정리되니, 원할 때 금방 찾아 들어가서 자료를 확인하기도 편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추천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진다. 아무리 쉬워도, 웹빌더 안에서 시스템을 익히고 공부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든다. 원하는 템플릿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수정하기 위해서 css를 따로 공부해야 했다. 지금은 쉽게 하지만, 처음에는 하나하나 배워가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래서 지금은 스퀘어 스페이스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머물고 있다. 다른 시스템 상으로 이사 가는 순간, 공부해야 할 것이 다시 산더미가 될 것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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