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는 날, 설렘과 두려움 그 사이
공항에 도착한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출국장 안에는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함께 떠나는 이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들, 아이를 안고 있는 가족, 단체로 맞춘 옷을 입은 여행객들. 그리고 그 사이, 나 혼자.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내 가방 안에는 필요한 물건들이 꼼꼼히 준비되어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준비되지 않은 감정들이 넘실댔다. 정말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혼자 비행기를 타고, 낯선 도시에서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을까?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비행기 표를 발권받고 출국 심사를 통과하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말 돌아갈 수 없구나.' 그 생각은 설렘을 자극하기도 했고, 동시에 깊은 불안함을 불러일으켰다.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나는 익숙한 것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는 그 익숙함을 떠나는 첫 발을 내딛고 있었다.
탑승구 앞에 앉아 있자니 작은 질문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연착되면 어떡하지? 짐이 분실되면 어떡하지?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으면?'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걱정만 하며 살 거야? 네가 지금까지 해낸 것들만 떠올려 봐. 너라면 할 수 있어.'
결국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설렘이 두려움을 눌렀다. 평소였다면 이런 두려움은 나를 움츠리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떠나지 않으면 이 모든 질문들은 답을 얻지 못한 채 계속 남을 것 같았다. 적어도 도전하면 그 끝엔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비행기에 오르며 창밖으로 빛나는 활주로를 바라봤다. 이제 내 앞에는 익숙한 일상도, 믿고 의지할 사람도 없다. 오직 나 자신과 이 여행만이 남아 있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비행기는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 마음도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만약 못하더라도, 그것도 괜찮아. 그것도 추억이야.'
그렇게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고, 나는 드디어 출발했다. 오직 나만의 시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