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sper는 본래 라틴어로 "저녁"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는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직자의 하루 일과 중에서, 매일 저녁 6시에 드리는 저녁 기도를 뜻합니다. 종교 음악에서는 합창으로서 바쳐지는 저녁 기도 미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모차르트는 1779년과 1780년에 각각 Vesper의 형태로 된 곡을 다음과 같이 작곡하였습니다.
K321 Vesperae Solennes de Dominica in C major (1779)
K339 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 in C major (1780)
이 당시 20대 초반의 모차르트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10년에 가까운 오랜 수련 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했지만 아무도 모차르트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 2년간 머물면서 일자리를 알아보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가진 돈도 다 떨어지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병석에 누웠습니다. 그러다가 약 한 첩 쓸 여유도 없는 가운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비통하게 객지에서 어머니를 여의고 황망하게 장례를 치르고 모차르트는 1779년 1월 고향 잘츠부르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려서 천재 소리를 들었던 자신의 경제적 무능으로 어머니를 치료해 드리지 못해서 세상을 떠나시게 되자 모차르트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작곡한 두 Vesper는 당시의 모차르트의 절망도 눈물도 짐작하지 못하게 맑고 아름답습니다.
모두 6악장으로 이루어진 K339 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구도자의 엄숙한 저녁 기도) 중에서 5악장 Laudate Dominum은 모차르트의 두 Vesper를 구성하고 있는 노래들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가사는 다른 노래들과 마찬가지로 구약성경 시편(5악장은 117편)을 토대로 구성되었습니다.
1. Dixit Dominus (Psalm 110)
2. Confitebor tibi Domine (Psalm 111)
3. Beatus vir qui timet Dominum (Psalm 112)
4. Laudate pueri Dominum (Psalm 113)
5. Laudate Dominum omnes gentes (Psalm 117)
6. Magnificat (Canticle for Vespers)
슬로바키아의 소프라노 파트리치아 야네치코바(Patricia Janečková)의 열아홉 살 때의 음성으로 들으시겠습니다. 파트리치아는 촉망받는 소프라노였습니다. 2022년 갑자기 암투병을 시작했다며 입원 중에 수술 부위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수술 후 예후가 좋았고,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투병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25세의 젊은 나이에 아깝게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