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아빠 육아] - 1장. 새로운 시작

4. 다시 포화 속으로

by 콩돌밤돌아빠

가족이 1명 더 늘었다는 게 아직도 실감은 나지 않는다. 우리는 첫째가 있는 상태에서 다시 둘째를 키우는 육아를 해야 한다.

게임에서 본캐를 열심히 키우다가 갑자기 부캐를 키우는 느낌이다. 아니, 본캐를 키우다가 서버에 오류가 생겨 다른 서버에서 캐릭터를 하나 더 키워야 하는 상황이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리원을 나와서 3주 동안은 장모님께서 아내와 둘째를 봐주셨다는 것이다. 첫째 때는 산후도우미 이모님을 신청했는데 둘째는 조금 저렴하게(?) 모실 수 있는 장모님께서 흔쾌히 해주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분유 타는 법도 다시 알아야 하고 기저귀를 가는 방법, 옷, 장난감 준비 등 첫째 키웠을 때 하던 것들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눈싸움

가장 난관은 잠이었다.

이제 막 신생아인 둘째는 2시간 텀으로 맘마를 먹는다. 이때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이유는 너무 피곤에 절여져 있었기 때문일까.

분명 울테니 첫째의 잠을 방해하겠구나 싶어서 내가 새벽까지 깨어 있으면서 둘째를 거실에서 재우고 맘마를 먹인 적도 있었다.

아내와 나는 서로에게 날카로웠다.

밤에 잠은 못 자고 기계의 힘을 빌렸지만 분유도 타야 했고 매일 젖병도 세척해야 했다. 그 와중에 첫째도 신경을 써주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향한 말들이 가시가 있었고 상처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말을 어떻게 하고 무슨 상황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데 기억이 나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오래 남는다. 서로에게 주는 감정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제 둘째의 6번째 손가락은 집에선 마냥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그래도 보고 있으면 마음은 아프다. 밖에 나갈때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된다. 이 점이 음이 힘들다. 괜히 둘째를 향해 '안녕~?' 이라고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사람들을 경계하게 된다. 둘째의 손가락을 보고 저 사람도 내가 처음 둘째를 봤을때의 마음으로 보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한번은 이랬던 적이 있다. 어머니가 엘리베이터에서 둘째를 안고 간 적이 있었는데 이웃 주민이 '안녕~' 하며 인사를 하다가 놀라고 당황한 표정을 짓고 흘깃흘깃 본다. '아 봤구나'를 짐작하게 하는 행동과 표정이었다.

이런 것들 때문에라도 얼른 수술을 받게 하고 싶다.

오른쪽 손은 x-ray 선생님의 손이다. 아기를 위해 본인도 방사능을 맞고 계시는 대단하신 분이다.

둘째가 3개월이 되었을 무렵 우리는 다지증 수술 명의가 계신 병원의 초진을 다녀왔다. 겉으로 볼때 '아.. 6번째 손가락에 뼈가 있구나'를 이미 알고 있어서 X-ray 결과지를 볼 때는 역시 맞구나 싶었다. 문제는 엄지의 기능을 하게 될 손가락의 뼈가 약간 휘어있어서 혹시나 2차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한 번의 수술로 손가락이 올곧게 제 기능을 하길 바랄 뿐이다.

어쨌든 둘째의 6번째 손가락은 다른 다지증 아기들에 비해 좀 난이도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수술은 아기가 어느 정도 크고 해야했기에 수술 일정만 잡고 나왔다.


이때 당시에는 시간이 참 느리게 가서 너무 몸과 마음이 힘들었는데, 시간은 어느덧 장모님이 봐주시는 기간도 끝나고 아내도 제법 일을 다시 시작할 몸이 될 정도로 빨리 갔다. 그때를 생각하면 우린 출산과 신생아 육아를 두 번이나 겪었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셋째는 없다.

그러나 자식이 생겨서 돌본다는 것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신생아를 돌보는 그 시간은 인내를 배우게 하고 책임감과 섬세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으며 나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배우자를 이해하게 된다. 50대 이상의 남자들은 거의 모를거다. 이 분들이 아기가 있을 땐 육아를 여자가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했을거고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제도도 지금보단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아를 한다고 하면 별로 어렵지 않고 쉬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봤다. 육아의 고충에 대한 공감만으로도 아내와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이후 나는 이때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첫째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둘째가 막 100일이 지났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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