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골목 | 글 최성수
나뭇잎에 길이 있다
큰 길은 잎 뿌리에서 머리까지 넓다
큰 길 가로로 작은 길들이 퍼져 있다
길은 나뭇잎을 나뭇잎답게 만든다
큰 길보다 작은 길이 더 곱다
골목은 큰 길에서 마을 끝으로
실핏줄이 되어 흐른다
굽이지고 맴돌며
흘러 내리고, 흘러 오른다
골목에서 마을은 시작되고
골목에서 마을은 저문다
골목이 있는 마을은
햇살 아래 나뭇잎처럼 빛난다
성북동은 나뭇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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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수는 시인이며 청소년 문학 작가이다. 그동안 시집 <장다리꽃 같은 우리 아이들>, <작은 바람 하나로 시작된 우리 사랑은>, <천 년 전 같은 오늘 하루>, <꽃, 꽃잎>을 냈으며, 청소년 소설 <비에 젖은 종이 비행기>, <꽃비>, <무지개 너머 1,230마일>을 내기도 했다. 성북동에 50년을 살다 지금은 고향인 강원도 안흥 보리소골로 귀향하여 고향과 성북동 집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북동이 사람들의 행복한 꿈을 담아내는 터전이기를 꿈꾸고 있다. 본지의 편집위원이자 성북동천의 고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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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1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