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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Sep 13. 2018

모(뭐)하는 모임인지 알게 될 때까지 가 보고 싶어요

[11호] 주민기고|글 육끼·이지

()하는 모임인지 알게 될 때까지 가 보고 싶어요

성북동예술커뮤니티 ‘모모모’(모하는지 모르는 모임) 


  요즘 화제인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스토리가 주로 펼쳐지는 곳은 후계동이라는 가상의 동네이다. 대단한 히어로가 등장하지도, 엄청난 사건이 내용의 주를 이루지도 않는다. 그저 우리처럼 일상이 반복되는 동네에서 보통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공감하고 보듬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담아내 감동을 주었다.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후계동의 이야기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어디에나 있을법한 동네모습이지만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여기 성북동도 후계동의 그들처럼 늘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 텐데…

  이처럼 동네와 관련된 계기(?)들을 접할 때마다 마을활동을 하는 우리는 일상을 이곳에서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동네, 성북동 사람들이 더욱 궁금해지곤 한다. 보통의 삶을 다독여줄 잔잔하고 편안한 모임이 우리 동네에도 있다면? 


  타동네 친구들이 부러워 할 만큼 성북구에는 크고 작은 마을 모임들이 활발하다. 2014년부터 결성된 ‘공유성북원탁회의’라는 지역문화예술네트워크가 중심을 이루고 정릉, 미아리고개, 월곡·장위·석관 등 곳곳에서 그 맥을 같이하는 모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안에서 많은 모임이 만들어지고 때론 없어지기도 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임에 대한 고민과 토론도 함께 진행 중이다. 

 여기 성북동에서도 성북문화재단과 함께 재작년부터는 시각예술모임, 작년에는 예술마을만들기 모임이 추진되었는데 여느 모임들처럼 이어져오기도 또 사라지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여기 성북동에는 어떤 모임이 필요할까? 그리고 우리에게 맞는 모임은 어떤 모임일까? 우리는 그런 고민들을 아예 모임 속으로 가지고 들어가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같이 풀어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름도 ‘모모모’(모하는지 모르는 모임)로 정하고 부담은 줄이되 잊혀지지는 않게 우선은 매월 한 번씩 모여보기로 하였다.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우리가 모일지 모르기 때문에 ‘모모모’란 이름도 첫모임(2018년 3월 첫 모임 시작)에 참여한 사람이 낸 의견으로 탄생되었고, 다음 모임의 장소와 담당은 그 달 모임에 온 사람 중에서 하고 싶은 사람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4월 모임은 성북동의 한 수제맥주집에서 만나 가볍게 맥주를 마셨고, 5월은 북정마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모여 볼 참이다. 

  모모모에서는 성북동을 거점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와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활동, 성북동 권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및 공간에 대한 협력적 관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모모모를 시작한지 석 달째다. 모임의 횟수가 쌓이면서 모모모의 방향과 정체성도 선명해질 것이다. <성북동>이 주 키워드지만 꼭 성북에 연고가 없어도 상관없고 성북동에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감사하게도 아직 특별한 게 없는데 꾸준히 모임에 오는 분들이 계셔서 모모모에서 하고 싶은 것을 묻는 간단한 설문조사를 지난달 진행해보았다. 가장 많은 답변이 ‘맛있는 것 나눠먹고 수다 떨기’였다. 역시 우리 생각처럼 다들 일상의 즐거움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싶은 사람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모임이라 주체적인 참여 기회가 많은 곳이니만큼, 동네에 대해, 또 여기서 펼쳐지는 예술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취향을 인정해주고 바쁜 생활이지만 시간 내서(마음내서) 서로가 하는 일을 들여다봐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모모모가 표방하고 있는 느슨하지만 자율적인 모임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다른 모임처럼 흐지부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우리가 원하는 모임이 어떤 것인지 함께 찾아가는 중이다. 어떤 날에는 그냥 조용히 차만 마시고 가볍게 헤어질지도 모르고 또 어떤 날에는 길에서 길-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모모모가 어떤 모임인지 궁금해 하면서 모이듯이 앞으로도 모하는지는 몰라도 기다려지는 모임이 되기를 따뜻한 맘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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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모(모하는지 모르는 모임)

성북동을 거점으로 예술과 마을에 대한 소통, 공유, 협력, 우정을 나누는 자율적인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참여 및 문의] : 육끼 010-8746-5276, 이지 010-9917-6017 


육끼·이지

‘모모모’ 공동모임지기. 마을(육끼)과 공공기관(이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짝꿍.

‘모모모’를 함께 운영하면서 단짝이 되기를 기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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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1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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