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민주주의를 위한 성북시민정치학교 The Beginning]
글 김경아(성북시민정치학교 기획단)
사진 최나현(성북시민협력플랫폼 보조책임자)
일상 속 민주주의를 위한 성북시민정치학교가 9월 1일 오리엔테이션 강좌를 마치고, 9월 8일과 15일, 2주간에 걸쳐 본격적인 배움의 장을 열었습니다. 첫 강의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민지 선생님을 모시고 정보공개청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늘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 사이의 어디쯤에서 서성이고 있지는 않나요? 알고 싶은 욕구와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의 양을 저울질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라는 말도 불과 20년 전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일부 특권층에게만 허용되어 그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정보로부터 소외될 때 정보의 불평등은 결국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대해서만은 모르는 게 약일 수 없고 하나라도 더 알고 행동하는 것만이 시민의 힘으로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일 것입니다.
몰랐던 점은 그동안 여러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이미 많은 부분에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전국 병원의 항생제 처방률, 주사제 처방률, 산부인과 제왕절개율 등 유용한 병원정보가 공개되어 있는데, 이런 중요한 정보가 공개되기까지 2005년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소송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해요. 당시 법원은 병원의 영업상 비밀보다 시민의 알 권리에 손을 들어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이제 스스로 정보를 얻고 그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병원이 어떤 주사제를 쓰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스스로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강의에서 이렇게 이미 공개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사이트를 알게 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지자체 행정정보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내고장알리미’, 공기업의 경영공시정보를 공개하는 ‘클린아이’,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정책연구 보고서를 공개한 ‘프리즘’, 정부의 물자구매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라장터’, 서울시 계약현황을 알려주는 ‘서울계약마당’, 모든 법을 검색할 수 있는 ‘국가법령정보센터’와 ‘자치법규시스템’ 등 정보검색이라면 포털사이트 몇 개만 떠올리던 저에게는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 벌써 깨어있는 시민으로 한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가장 광범위한 공개자료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색되지 않는 정보를 청구할 때 사용하는 ‘정보공개포털 (open.go.kr)'을 알게 된 점은 이번 강의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막연하게 중요하다고 느끼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천해 보기엔 막막했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상세한 방법과 유용한 팁, 그리고 실제 컴퓨터 화면에서 정보공개청구를 실습해 볼 수 있었던 이번 강의는 참 유익했습니다. 앞으로 동네를 오가며 내 주위를 둘러볼 때마다 떠오르게 될 궁금증들을 그냥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관련 정보를 찾아보거나 정보공개청구를 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위한 참여의 폭을 넓힌다면 우리가 사는 지역도 좀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당장 오늘 딸아이가 먹은 급식 원가는 얼마이고 재료는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찾아 볼 작정입니다.
김경아 님은 성북시민정치학교 기획단의 일원입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희망하며, 이를 위해선 시민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여 [일상 속 민주주의를 위한 성북시민정치학교 The Beginning]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과정에 참여하였습니다.
※ 위 글은 성북시민협력플랫폼의 원고 청탁을 받아 성북시민정치학교 기획단 김경아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작성 원고는 원문 취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오탈자 검토만 거친 뒤 뉴스레터로 발행되었습니다.
○ 주최·주관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구축사업추진단, 성북시민정치학교 기획단
○ 지원 서울특별시, 성북구, 무중력지대 성북
※ [일상 속 민주주의를 위한 성북시민정치학교 The Beginning]은 <2017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과 협력하여 진행됩니다. 동 사업은 서울시 시민협력플랫폼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성북구 지역 시민사회 활동 생태계 조성 및 활동기반 강화를 미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