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호] 2019 성북시민정치학교 첫날 현장 스케치
글·사진 홍승완 (성북시민정치학교 기획단 간사,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지원협력국 크루)
편집 김기민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 운영총괄책임자)
봄날을 맞아 지난 4월 20일 토요일 성북시민정치학교가 드디어 개강했다. 첫 시간은 시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열린강좌 <시민정치란 무엇인가 : 민주주의, 시민자치> 강의로 첫 문을 열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해 금세 강의실을 가득 채웠으며, 지역구 국회의원도 방문하여 관심을 표할 만큼 첫날의 열기는 뜨거웠다.
현장은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강사로 나선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연구원의 질문 -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현실 정치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고,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럴까? 이번 강의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은 1987년부터 민주정치가 자리 잡기 시작하였는데 아직까지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본 강의는 유럽 각국의 정치사례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민주정치의 모습을 제시해 주었다.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정치에서 소외되고 멀어져 있다. 최근에 촛불혁명이 있었으나 거리의 민주주의는 일시적으로만 작동될 뿐이다. 필자가 이해한 내용에 따르면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정치권력이 만들어져 왔던 과정 속에서 생긴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자본의 논리로 자신만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이익집단들과 역사적으로 특정 정치인들이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강화하기 위해 조직 되었던 각종 관변단체들도 이러한 구조의 형성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었다.
본 강의에서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태에서 ‘정치하는 엄마들’이 등장한 것을 사례로 제시하였다. 정치가 생각보다 시민과 멀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국민의 80%이상이 유치원 3법의 개정과 국공립유치원의 확대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정부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인 것이다. 민주정치에서 권력창출의 주체는 다수 시민인데, 소수의 유치원 원장들이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정치하는 엄마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 등을 통해 권력자들과 싸웠고 결국 거리로 나섰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그동안 여러 정권에서 해내지 못했던 유치원 비리근절에 정치하는 엄마들이 앞장서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유치원 3법은 통과시키지 못하였지만 결국 한유총은 설립인가를 취소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립유치원들은 에듀파인(국·공립 유치원과 사립 초·중·고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지금껏 어느 정부에서도 추진하지 못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소수의 정치권력에 대항하여 어렵게나마 민주주의가 작동된 것이다.
주요 관변단체들도 마찬가지다. 관변단체란 정부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이다. 문제는 이른바 3대 관변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조직, 바르게살기운동조직 등 과거 독재정권의 역사적 산물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변단체들은 각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역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만 지역정치에 반영되고 다수의 의사는 전달되고 있지 않는다면 역시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워진다. 그밖에도 종교인 과세반대를 비롯하여 특정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각종 시스템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평화적이면서도 강력하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주말마다 휴식을 포기하고 거리로 향했다. 광장 자체가 여가이고 문화였다. 나름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까지 움직이게 된 것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이 정치에서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의정치는 밑바닥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정치인들은 여론의 경고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제 시민은 무력하게 무관심 하거나 정치에 참여하는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일상속 민주주의란 자신의 삶터인 동네에서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정치인을 발굴해서 키워내는 것이다. 보다 나은 삶을 기대한다면 일상 속에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민주주의를 다시 만들어 나가야한다.
시민정치학교는 아직 열려 있다. 2주차, 4월 27일에는 <시민정치학교 참여자들을 위한 인권강좌>와 참여자 오리엔테이션이 예정되어 있다. 그 다음 주인 5월 4일부터는 <정보공개청구>와 <예산> 등 기본과목을 통해 일상 속 정치참여의 도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실습하게 된다. 지난 열린강좌를 듣고 추가적으로 수강신청을 한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희망적인 일이다. 성북시민정치학교가 지역에서부터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는 자치의 씨앗이 되길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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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2차년도)는/은 성북구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적 활동 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동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네트워크 구축을 비전으로 여성·아동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역단체 성북나눔연대, 동 기반 주민모임 성북동천, 성북의 지역활동가 단체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성북구 대표 지역법인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자치구 시민 주체의 성장을 통한 지역 협치 실현"이란 핵심비전을 갖고 추진되는 서울시 시민협력플랫폼 지원사업에 2017·2018 연속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추진중입니다. (지원 : 서울특별시, 성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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