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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Jul 19. 2019

<성찰하는 글쓰기> 마음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플랫폼성북] 창간호|글 박경자

 석관동미리내 도서관과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에서 공동주관하는 글쓰기 특강이 있었다. “싸울 때 투명해진다” 등 명쾌한 현실적 이야기에서 공감을 주는 은유 작가와 성찰하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만나는 5회차의 워크숍이었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두 15인의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경쟁률도 높았다니 동참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글쓰기는 1주일에 한 차례, 총 5회로 주제에 따라 글을 써서 발표, 공유하며 이야기 나누게 된다. 간간이 짧은 글을 쓰고 있던 터라 나의 글을 객관적으로 확인해보고 성장시키고자 참여했다.


 4월 12일, 첫 수업시간. 미리내 도서관 5층 회의실은 성북구의 여러 동네에서 오신 부지런한 분들이 모이셨다. 모두 여성이어서 놀라웠다. 간단히 서로 개인 소개를 하고 강사님, 또 다른 참여자 분들과 눈을 맞춰 보았다.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 몇 번 스쳐간 이웃을 만난 것처럼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눠보니 뭔가 끈끈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왜 쓰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설레는 시간이었다.


 4월 19일, 두 번째 수업부터 주제가 있는 글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사건”이라는 주제였는데 가족의 죽음이 대표적인 화두여서 많이들 우셨다. 발표하겠다고 손을 들었으나 너무 힘들고 버거워 차마 마무리를 짓지 못한 힘든 시간. 아마 이런 시간이 있어 참여자 분들과 가까워지고 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나 보다. 좋은 인연이라는 것은 좋은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것 같다.


 4월 26일, 세 번째 수업은 “가족, 관계”의 키워드로 발표가 있었다. 친밀해졌으므로 보다 세밀하게 질문하고 평가하게 되었는데 중심사건과 등장인물들은 팩트가 강한 상태에서 연결시켜주는 것이 좋겠다는 성장의 시선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나의 발표도 있었는데 좀 더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이 요구되었다.


 5월 3일, 네 번째 수업은 “차별, 편견”. 여성으로서 살아오며 학창시절과 직업을 가지면서 느껴온 각종 불안감이 쏟아졌다. 은유 작가의 시대적 반영의 시선도 글쓰기에서 어떻게 투영되는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5월 10일, 마지막 다섯 번째 수업은 “일, 노동”의 주제의 글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처음 뵌 분들과 글쓰기라는 관심사 속에서 만났지만 나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발표한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그러나 회차를 거듭하면서 이것 또한 참여형 강좌의 참맛이라 느끼게 되었다.


 “글쓰기”라는 관심사는 같으나 취향은 모두 달라 15인의 글들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다가왔다.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글들이 쏟아지고, 개인의 느낌에 따라 전개되니 신선했는데 오랜 시간 나를 생각해보고 받아들여 몇 차례 정리정돈 된 글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과 그림 등 다양한 예술의 방식은 모두 자신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성찰하는 글쓰기라는 주제는 나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떠올려보고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나는 논리적 윤곽선으로 관계도를 그리고 있는가?”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글쓰기를 하고 있는가?”
“퇴고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는가?”


 나 자신을 꿰뚫어보고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피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언제 기쁘고 언제 괴로웠는지 등을 깊게 파악하고 관찰했을 때 차분해진다.



 워크숍의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5회차의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그간 우리가 다루었던 주제는 각자의 인생 속에서 밖으로 튀어 나와 하나로 통합되기도 하고, 그 과정 가운데 나를 객관화해보는 연습을 통해 내 글의 부족한 부분들을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강사님은 사람 냄새 가득한, 열린 감성의 작가셨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었던 편안한 시간이 감사했다. 웃음과 눈물로 어우러진 시간은 독특한 소재와 글 솜씨의 성장을 격려한 자리였다. 두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는 참여자 분들과 이 과정 내내 작은 것까지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의 관계자 분이 떠오른다.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일련의 일상들은 우연히 혹은 아주 계획되어진 듯이 일어나고 진행되니 신기한데, 나의 경우 그 모든 순간을 빛나게 하는 글쓰기는 행복이다. 어딘가에서 또 마주할 작가님과 참여자분들을 생각하며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


박경자

편집 「플랫폼성북」 편집위원회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2차년도)는/은 성북구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적 활동 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동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네트워크 구축을 비전으로 여성·아동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역단체 성북나눔연대, 동 기반 주민모임 성북동천, 성북의 지역활동가 단체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성북구 대표 지역법인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자치구 시민 주체의 성장을 통한 지역 협치 실현"이란 핵심비전을 갖고 추진되는 서울시 시민협력플랫폼 지원사업에 2017·2018 연속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추진중입니다.  (지원 : 서울특별시, 성북구)


문의 co.platform.s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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