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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Jun 26. 2020

<동네비평 : 성북동 공공미술> 현장기록

[13호] 주민공론장 |  현장기록·편집 및 사진 김기민

현장기록·편집 및 사진 김기민



작년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가 주목했던 이슈, 주민참여 공공미술프로젝트와 마을 공유지에 대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나눠보는 자리 <동네비평 : 성북동 공공미술>이 성북동천과 성북예술커뮤니티[모모모] 공동주최로 지난 10월 29일 리홀 아트갤러리에서 열렸습니다.

이 공론장은 이끔이(사회자)로 성낙경 (사)마을예술네트워크 이사, 여는 말(패널)로 김경민 성북구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웅기 협동조합 아트플러그 이사장이 수고해주셨습니다. 현장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각자의 생각을 더해주셨으며, 그 기록을 마을잡지 지면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유합니다. 편집 일정상의 어려움으로 12호에 싣지 못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13호에 싣습니다. (편집자 주)




여는 말 1. 성북동 거리갤러리 (김경민)

성북구립미술관은 2019년 1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설립된 구립미술관입니다. 십여 년 동안 설립 당시의 정체성을 갖고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2011년 초부터 지금까지 근무해온, 8년차 학예연구사입니다.

저희 미술관은 작지만 성북동 미술사와 관련된 기획전시를 주로 해왔고 거리갤러리라는 외부 공간을 맡게 된 것은 최근입니다. 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전시에서 살아계신 작가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거리갤러리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존하는 분들을 모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구 출연재단에 소속된 미술관으로서 예산과 행정상의 제약 존재하는데 요. 사실 성북동 거리갤러리는 사실 다 만들어진 다음에 저희에게 던져진 상황이었습니다. 미술관에게 거리갤러리 운영을 맡길 예정이었다면 공간 만드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미술관, 지역예술가, 성북문화재단에서 관여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공간이나 시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외부 공간이기 때문에 조각 작품 위주로 설치하여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공간 한 켠에는 아트큐브라는 컨테이너를 크게 만들어 교육 프로그램 진행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현재 설치된 공간은 규모가 크지 않아 활용도가 낮습니다.

아트마켓은 두 번 정도 시범운영해봤는데, 구포국수 일대 거리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은 편입니다. 그나마 오시는 분들도 외부에서 차량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유동인구 유입이 어려운 곳입니다. 거리갤러리 가칭 중에 ‘장인의 거리’라는 명칭이 있었는데요, 성북동에서 운영하는 공방이나 공예가를 모시고 플리마켓 열면 어떨까도 생각해봤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마켓을 열기에 적절한 공간인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미 완성되었는데 언제 완성되는지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공공미술의 특징이라 볼 수 있는데, 작품을 바라보는 분들의 호불호와 이해도에 있어서 간극이 무척 큽니다. 바로 위쪽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정집이 대부분인데요, 거리갤러리를 문화, 공연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은 분들이 있는 반면 눈에 띄는 것을 하지 말라는 반대도 많았습니다. 야외 영상 상영회 계획도 했지만 민원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세미나, 토론을 거치고 각계 전문가 모시고 조경, 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면 좋았겠지만 3개월 내에, 선잠박물관 개관과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급박한 일정에 맞춰야 한다는 구청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최소 1년 이상 예술가와 함께 상의하는 기간이 필요하지만 행정상 일정에 맞춰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내년에 새 전시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구에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서 막막한 상태입니다. 공공미술이라는 게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슈는 확실하게 됩니다. 공간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거리갤러리 운영방안과 이곳에서 공공미술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토의가 진행되어야 하고 예산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도 한데, 사람들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공공미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가가 관건입니다. 성북동에 다양한 집단, 예술가들이 많이 토의하시는데 결과적으로 현실에 반영되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께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성낙경) 구립미술관 소속 학예연구사로서 고충, 어려움들을 알 수 있었고 예측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정화 작가 작품에 대해 나쁘다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고, 주민참여 공공미술이라고 이야기됐던 부분에서 주민참여가 주최측에서 많이 노력했지만 오픈된 참여가 아니라 기획된 참여, 대상화된 참여라는데 고민이 있습니다. 작품은 누가 바라보느냐, 어떤 감정으로 보느냐에 따라 조각뿐만 아니라 시각예술 모두 호불호는 있다. 작품을 비하, 폄하하기보단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던 것입니다. 공공미술이니까요.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성북동에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있고 저 또한 서양화 전공자로서 그게 변할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변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 저희 몫이 아닐까 생각하고 이런 자리

가 더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석했고 함께 하고 싶습니다.



여는 말 2. 성북공공미술 오래된 미래의 예술 (김웅기)

왜 이 자리에 공공예산을 들여서 만들어야 할까요? 우리가 말하는 공공미술에서 ‘공공’에 방점이 있는 부분과 ‘미술’에 방점이 있는 부분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미술을 잘 사용하려는 공공의 입장과 좋은 작품 만들려고 하는 작가 입장이 한 번도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그 간의 역사입니다. 그 갈등을 누가 어떻게 조정해주는가가 그 사회의 척도이고, 그 간극을 조정해주는 사람들의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공공미술의 문제점은, 한국 사람에게는 퍼블릭(Public, 공공의/공적인)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퍼블릭은 프라이빗(Private, 개인의/사적인)과 동시에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퍼블릭/프라이빗 상관없이 모든 것이 공공의 소유였습니다. 왕이 있던 나라에서는 모든 것은 왕의 소유니까요. 명분은 언제나 공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게 공의 소유인 나라에서는 역설적으로 공이 없어집니다. 공이 없어지니까 결국 사가 된다. 퍼블릭이 자본주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 ‘사’라는 것이 사회 주도 세력으로 구축되는 것이 먼저다. 이런 사회적 구축이 된 다음 공의 영역이 형성되고, 영국과 미국이 그 예입니다. 그곳은 ‘공’이 없는, ‘사’가 ‘공’을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일상이 ‘사’인 세계에서 ‘공’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되고, 그리하여 모든 것이 공적입니다. 정말로 공/사 구분이 중요해지는 거죠.

‘공공’이라는 말에 대해 정해져 있는 개념이나 틀 속에서 이야기를 푸는 그 순간부터 그 안에 갇힙니다. 여기서 하고 있는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갈 능력이 있으면 좋은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공공미술 볼 때마다 숨이 막힙니다. 그냥 둘 수가 없고 무조건 채워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예술을 통해서 버려진 공간을 꽃피우는 게 아니라, 버려진 공간에 예술을 집어넣은 방식이랄까요. 차라리 안하는 게 무조건 낫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미술이란 무엇일까요. 돈 누가 부담했고 어디에 설치했느냐가 기준이 됩니다. 가령 국가의 돈이든 사회의 돈으로 만들어졌다면 공공미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총 공사비의 0.5~1% 공공미술을 위해 써야 하는 의무를 두고 대신 세금 감면혜택을 주는 법이 있습니다. 예술성과 상관이 없죠. 그게 사실상 공공미술의 큰 축입니다. 그게 너무 삭막하니까 동네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이 시도되고 있지만, 한국 공공미술의 대부분은 아니고요.

답을 다 알고 파악할 수 있는데 현실에서 이 문제가 계속 지속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래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찾고, 일어나고 있는 각종 공공미술을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자기 감각과 케이스를 끊임없이 검토해가면서 좀 더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하는 말 1. 성북동 전체 공공미술을 기획·관리하는 조직이 있나요? (홍익대 건축과 공공디자인 전공학생)


김경민 : 조직이나 위원회는 없고 서울시, 각 자치구에 공공미술 현재 상황, 보존 상태 등에 대해서는 취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청에서 공공미술 관리하는 전담팀은 없고요. 도시디자인과가 공공미술 관련 부서로서 거리갤러리 조성/운영도 도시디자인과와 추진한 사업입니다.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바뀌었고, 이후 담당 과장이 계약 만료로 퇴사했고요. 대부분 계약직원인데 향후 입지는 모르겠습니다.


더하는 말 2. 성북동 거리갤러리 장기적인 계획이 있나요?


김경민 : 생태 프로젝트 구상이 있었습니다. 뉴욕 하이라인처럼 공원화시키면서 중간중간 공공미술을 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나 미술관만의 계획이 되어버렸습니다. 구청장 교체되면서 다 없었던 일들이 될 것만 같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문화체육과 안에서도 너무나 많은 변화가 한 번에 일어나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더하는 말 3-1.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공공미술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빅 픽처(Big Picture), 롱텀 플랜(Long-temr Plan)이 되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지역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꼭 성북동 거리갤러리나 생태 프

로젝트이어야 할까요? 영속성 측면에서 대의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로 7017 만큼 돈이 없어서, 독창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토리가 없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하는 말 3-2. 기본적으로 도시가 형성되는 방식이 다른데 결과만 짜맞추는 식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하는 말 4. 작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한 사람도 좋게 보는 사람들을 못 봤습니다. 빈 공간으로 남겨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담당하는 분들도 적은 예산으로 하려다보니 힘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공감은 됩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화려한 이름 속에, 수사 속에 놀아나는 작가, 그 작품들에 대해 신랄하게 말씀하신 게 있어서 함께 언급하고 싶습니다. “눈속임이고 사기라는 말입니다. 빼어나고 훌륭할수록 감쪽같습니다. 예술가 스스로도 최면에 걸려 진짜인줄 압니다. 중독입니다. 자꾸 하다보면 점점 빠져듭니다. (중략) 하도 잘 꾸며서 그럴 듯하지만 속이 텅 비어 작은 구멍으로도 바람이 마구 세어나갑니다. 그 많던 쟁이들은 어디 가고 야바위꾼들만 득실댑니다. 예술은 어디로.” 관계되신 분, 예술인 분들께서 보는 사람들이 좀 더 잘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진하 성북동천 운영위원)


더하는 말 5. 오늘 언급했던 분 가운데 조경가가 많이 나와서 뿌듯했습니다. 그 빈 공간을 운영하는 게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 차라리 성북동에서 민간위탁 방식으로 민간이 운영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합니다. 공원도 민간위탁이 가능하거든요. 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민간이라면 비워진 공간을 풍성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공간이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북동에 밀려오고 있는데, 표현할 수 있고 기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옵니다.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니 열린 공간에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술에 대한 정의에서, 예술이 필요한 부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왜 생태 프로젝트가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조경가)


더하는 말 6. ‘공공’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사회 구성원들이 두루 관계되는 것’을 뜻하는데요. 두루두루, 모두가 관계되는 것이라는 뜻이겠지요. 재단에서 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을 6년여간 해왔습니다.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예산이 있든 없든 우리가 뭘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지 의견을 모은다면 돈은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과정이 있어야 공감할 수 있으므로 과정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면 위정자가 누가 되었든 흔들리지 않는 공동체의 무엇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콜라, 성북문화재단 문화지역협력팀)


더하는 말 7. 군산에서는 버려진 여인숙을 민간이 매입해서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서 작가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구 30만인 소도시에서 힘든 건 주민들과의 마찰입니다. ‘예술이 뭐야, 그게 밥 먹여줘?’ 처음엔 ‘사람 중심의 공공미술을 하자’였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딱딱하고 어둡고 무거운 것도 하나의 생명력으로 생각해서 미술화, 언어화시키자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성북구의 경우도 차후 계획이라든 지 지금 현재 길거리의 미술품들을 보존, 관리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북 군산)


더하는 말 8. 이번 전시를 산업, 시각디자인 관점에서 볼 때 소재로 사용한 소쿠리를 보고 구하기 쉬운 일상의 소재 활용했구나 생각했습니다. 환경적이지 않다는 시각이나 싼티 느낌이 있지만 그래서 주목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습니다. 화려한 프로필 때문에 더 ‘우와’하며 봤던 것 같습니다. 장인의 거리가 시작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고요. 플리마켓은 장소 특성상 어렵다고 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간에 대해 애정 갖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을 지켜보고 싶고 의견 개진하고 싶습니다. (시각디자인 전공한 디자이너)


더하는 말 9. 건축은 공공예술입니다. 하지만 제가 건축주와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건 ‘이게 공공예술일까’하는 의구심입니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것과 제가 지향하는 공공성이 부딪힐 때 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공공성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다방면에서 공공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공공이냐 사적 영역이냐의 문제를 미술이나 예술로 넘겨야 하느냐, 길거리에 세워둔 공공미술이라고 해서 그게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냐 이런 의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포스코에서 의뢰한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에 대해 흉물스럽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어 치워진 사례가 있는데, 과연 그것은 공공미술인 것일까요? 한국 사회는 관 중심이기 때문에 공공건축물이라고 하는 것들의 수준, 상태가 굉장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2018년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이라고 해도 이런 논의가 바닥에서부터 일어나서 공공미술이란 무엇인가, 이런 논의가 밑바탕에 깔려야 우리가 생각하는 공공성이 그 위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지금의 자리가 그런 논의를 진행하는 건강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논의가 한 번에 끝날 수 없고요. 최정화 작가 작품으로 촉발되긴 했지만 선잠박물관, 선잠단지, 걷고 싶은 거리 등 성북동에서 이야기할 것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공공’을 주제로 앞으로 이런 담론이 계속 이어지는 게 성북동과 성북구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준호 건축그룹[tam] 대표)


더하는 말 10. 공공미술이라는 게 장소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최정화 작가의 <숲>은 내가 생각하는 성북동과 거기 놓여 있었던 작품 사이의 격차가 느껴지는 작품이었고, 작품 자체의 작품성과는 별개로 성북동에 맞는 작품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방우산장 조형물 보면 성북동에 조지훈 시인이 살았던 것은 맞는데 그것이 놓인 방식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들었는데요. 성북동에서의 공공미술을 생각할 때 성북동이라는 장소가 갖는 의미가 더 크게 와닿은 것 같습니다. 그 의미와 어울리는 방식 역시 성북동 안에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정미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편집위원)




소회나눔 1.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현장에 연결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시발점은 최정화 작가의 작품이지만, 뭔가 실천하고 실행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의지가 있다면 되든 안되든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소원 성북예술창작터 큐레이터)


소회나눔 2. 어쨌든 공공미술이란 타이틀로 놓일 때는 어떤 맥락이 있을텐데 그 맥락이 뭘까 궁금했습니다. 작품 관련해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렸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고 뭐라고 딱 정리가 되긴 어려운데 다양한 층위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수정)


소회나눔 3. 공공이라는 말이 미술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인지 확인하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공공이라는 것 역시 사람마다 정의가 달라서 공공성을 띄게 되거나 ‘나는 공공미술 작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못 본 것 같습니다. 공공이란 말을 빌어서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규철)




마무리 1. 거리갤러리 기획을 맡았고, 맡을 때부터 반은 욕, 반은 칭찬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기획전시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일했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문턱이 높다고 합니다. 입장료는 저렴하거나 무료인데 대중적 전시를 해야 할까? 성북의 과거, 현재 이어가는 공립미술관으로서 정체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발제 요청을 받았을 때 어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김경민)


마무리 2.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타운쉽 형태의 수많은 자치모임이 있는데, 최근 70년간에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게 생활인 나라에서조차 점점 안하려고 하는 게 주민자치입니다. 결정하는 모임에는 안오지만 스포츠나 콘서트에 나가는, 모두가 수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지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입니다. 예술이 사람들을 끌어내고 조직하는 방식으로 탁월할 수 있고 예술을 잘 사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그것 자체가 예술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그걸 예술이라고 말하니까 주민참여 공공미술프로젝트를 보며 혼동이 오는 것이 아닐까요? (김웅기)  [끝]




김기민은 성북동천 총무이자 본지 편집위원이다. 내가 사는 동네를 관심 갖고 들여다보다 보니 언젠가부터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자로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부여받은 권한을 잘 행사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3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9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9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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