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주민기고 | 글 강다해 · 사진 홍승완
‘내 손으로 만드는 책 워크숍’ 후기
글 강다해
사진 홍승완
성북구에서 마을 활동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활자형 매체 워크숍 - 내 손으로 만드는 책>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4주 차에 걸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보고 글로 표현해보며 편집과 구성을 통해 자신의 책으로 꿰어보는 시간이었다. 월요일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20대부터 50,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참가자들이 많았고 우리는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조기옥 강사는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 둘을 키우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남편과 새로운 장소에 놀러 갔다가 혼자 남겨진 시간에 문득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과 함께 아내, 엄마, 며느리는 있는데 자신이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유치원생 아이부터 성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아내, 엄마, 며느리가 아닌 자기를 찾고 싶어 했고 입장과 상황은 다르지만 같은 여성으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공감하며 ‘자기를 찾는 여정’을 함께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살고 싶은가?’
친구와 정체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 “네가 돈이 많아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되고, 아무것도 책임져야 할 것도 없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넌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라는 질문에 친구는 “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살고 싶어.”라고 했고, 나는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시를 쓰면서 살고 싶어.”라고 했다. 자신의 진짜 마음을 확인하고도 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신의 선택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며 글을 쓰면서 경제적인 불안과 불확실한 미래의 두려움을 견디는 나에게 어느 날 친구가 응원의 선물과 함께 메시지를 전해왔다.
“온전한 자신으로 살기 위한 깊은 씨름을 응원해.”
자기를 찾는 여정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자기를 찾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과 성장에 대한 의지는 본래의 자기를 찾아 자기모습대로 살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자기를 찾아가며 그 누구의 엄마, 아내, 며느리, 딸이 아닌 자신으로 살기 위해 분투하는 한 사람을 응원한다. 누군가가 되기 위해,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애쓰지 않고 자신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찾아 온전한 자신으로 사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끝]
강다해는 마음예술가이다. 청소년 상담을 했고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에서 ‘감정산책’, ‘시와마음산책’ 등을 진행하며 청년들의 마음을 만났다. 현재 자기다움으로 혼자 또 함께 사는 삶을 연구하며 느낀 마음을 글로 쓰고 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3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9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9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