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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성은 Oct 07. 2015

당신을 잊었던 계절이 왔다.

열여덟 번째 걸음. 네가 와서 너를 탄다.




난 참,

계절에 민감한 아이였다.


봄이 오면 봄을 타고

여름이 오면 여름을 타고

가을이 오면 가을을 타고

겨울이 오면 겨울을 탔다.


그렇게 바람따라 계절따라

혼자 어른이 되던 날.


네가 왔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인연이라며

네가 왔다.



그렇게 사랑따라 추억따라

함께 어른이 되던 날.


네가 갔다.


잡으래야 잡을 수 없는 것이 인연이라며

네가 갔다.


난 참,

사랑에 민감한 어른이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너를 탔다.


네가 와서 너를 탔다.



당신을 잊었던 계절이 왔다.


또 한 번 네가 왔구나,

네가 와서 너를 탄다.






청춘 says.


갓 어른이 되던 그 날. 청춘의 시작 무렵.


딱 그때만 할 수 있었던 사랑이었는지 모른다.

그랬던 것이라 계절이 바뀌면 바람이 불면,

당신이 오는 건지도 모른다.


완연한 가을이 되던 오늘.


참으로 괜찮았던 당신이 오는구나.


아니,

참으로 행복했던 추억이 오는구나.


추억이 와서 추억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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