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거실에 쨍하게 햇볕이 내리쬐었으면 좋겠다.
펜을 잡을 때마다 마시는 짙은 커피가 쉬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손때가 묻도록 읽고 또 읽은 시집이 언제나 새롭게 느껴지면 좋겠다.
10년째 듣는 노래가 오래도록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일 신는 운동화가 천천히 닳았으면 좋겠다.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가끔씩 떠올라 예뻤던 나의 모습을 계속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바쁜 날에도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둥이 치는 요란한 밤에도 고요하게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으면 좋겠다.
내가 걷는 이 길에 꽃 한 송이가 피었으면 좋겠다.
그저 모든 것이 환했으면 좋겠다.
눈부시게 찬란한 빛이 내리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찰랑거리길. 그대와 나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