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걸음. 당신의 가을은 어떠세요?
너의 가을은 어떻니?
그냥,
"잘 지내니?"라고 묻고 싶었던 거였다.
가을 하늘이
높고 파랗다는 것을 떠나서
그냥,
"여전하니?"라고 묻고 싶었던 거였다.
가을은 핑계였다.
나에게 봄은 상처였고
여름은 그리움이었으며
가을은 핑계였다.
가을을 핑계 삼아 떠나고 싶은 요즘 날씨.
모든 것을 훌렁 놓고 떠나도 혼나지 않을 것 같은 요즘 날씨.
'가을'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돌고 도는 계절 중 하나일 뿐인데,
어찌도 이렇게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지.
가을을 핑계 삼아 옛날 편지 뒤적일 뻔 한 하루.
편지 뒤적이다가 눈시울 붉어져도 혼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하루.
당신의 가을은 어떠세요?
잔잔하게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이 청춘의 가을을 감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