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을 가졌다.
나의 직장은 국제 무역업이다. 여러 나라를 물리적으로 오가면서 화물을 운반하는 직업이다. 나름 열심히 살았던 20대 초반의 희생으로 꽤나 고연봉을 받는 직장에서 여전히 미래를 위해 희생하며 시간을 보낸다.
첫 직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3개월이 흘렸다. 대학생 때 받았던 대출을 상환한 것을 제외하면 1,000만 원 정도를 남겨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대출은 금리가 높은 것과 변동금리를 우선으로 상환하고 있다.
내가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경제적 자유나 용돈 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여러 나라를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하다 보니, 당장 쓰지 못하는 돈이 숫자로 보이는 것이라 그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경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무엇인지, 근대화폐론에서 화폐가 가치를 잃어가고 그 가치는 정보의 비대치성에 의해 전체에서 특정한 지점으로 모인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국제와 국내를 막론하고 정세가 어지러우니,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힘들게 모운 나의 노동의 대가가 내가 자는 동안 서서히 가치를 잃어간다는 것이 두렵다.
세상은 그렇게 흘려간다고 하지만, 화폐가치가 4배 떨어진 20년 후에 50만 원 같은 200만 원을 받으려 매달 꼬박꼬박 연금에 돈을 납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진 돈의 전부를 투자하고 있다. 물론 당장의 수익은 없다. 잠깐 있었다가, 다시 사라져 버렸다. 투자를 하다 보니, 삼성전자와 같이 20년 전과 지금의 가치가 4배인 주식도 있는가 하면, 무수한 기업들이 상장폐지 되었을 것에 등골이 오싹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최악의 절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가능성은 남은 세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강요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우리는 그래도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자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마음은 교육을 포기하지 않은 기성세대에 대한 감사함이기도 하다.
매달 3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엑셀표에 수식을 넣고 앞으로의 5년을 쭉 계산했을 때, 그리 낭만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복리의 효과를 최대로 계산하여 1년 10%의 수익으로 생각하더라도 30%에 미치지 않는다.
물론, 30%에는 오해가 있다. 과거 작성했던 1편의 적금의 오해와 같이 실제 원금을 일시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최초 투지금은 60%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 것이지만, 원금을 잃을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썩 화 닿지는 않는 숫자이다.
맞다. 숫자라서 와닿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5년간 내가 30살이 될 때까지 수입의 대부분을 투자해서 겨우 집하나 정도 살 수 있다니, 이 마저 저축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내가 무엇이 남을 것인가. 마지못한 선택이다. 15살에 보았던 꿈 꾸던 미래와 25살에 꿈꾸는 미래는 그때 바라던 꿈을 이룬 지금도 만족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저 자산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그래프를 매일확인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마저 없는 주말은 공허할 뿐이다.
그럼에도 장기투자를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 내가 산 주식의 가격을 확인했지만, 그것은 1초 전 거래되었던 1주의 가격일 뿐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내가 팔기 전까지는 아직 손실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두렵고 불안하지만, 장기전이 우리 젊은 세대의 필승 공략임을 잊지 말자.
암울한 현실 이야기에서, 그보다 약간은 유괘 한 이야기를 하자면, 투자로 쓰이는 대부분의 돈을 제외한 이야기이다. 앞서 만난 제무설계사의 조언에 따라, 용돈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상담을 할 때에는 와닿지 않았지만, 지난 3개월간 경조사가 많아 100만 원가량을 급히 꺼내어 썼다. 만약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주식을 급히 매도하고 현금화시키는 데에 상당한 수수료를 지불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 따라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경우에도 이를 수익화하는 일종의 인플레이션 헷징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으로 난 CMA 통장이 아니라, 여러 개의 파킹통장에 배분하는 것을 선택했다. 과거와 다르게 제무설계사가 추천한 CMA통장의 금리나 계약 형태가 썩 유리하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매달 투자금을 선제외하고 남은 돈은 비상금으로 모아 자기계발과 하고 싶은 일에 사용할 계획이다. 삶에 현타를 느끼지 않고 지속하는 마지노선이 지금의 투자금으로 수렴했다.
여행은 적당한 선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을 소박하게 즐길 생각이다.
2025년 1월 말, 직장생활 3개월 차
현재 재무상태
-부채: 학자금 대출 8,172,275 원 (금리 1.7%)
햇살론 대출 3,000,000원 (금리 3.5%)
-투자: 기아차, 현대차, 삼성전자, SCHD, JPMO
약: 11,000,000원
현금: 1,000,000원 (금리 6%)
앞으로의 계획
최근까지 한 두 개의 종목을 지속적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사용하였지만, 일종 FOMO에 쉽게 걸려,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며 수수료를 지불하고 이전 종목의 상승을 바라보는 이중 좌절을 수 없이 맛보았다.
*FOMO: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 급등할 때 이를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
본업에 충실하는 것과 자기 계발을 소홀이 하지 않는 것 또한 우리 세대에 중요하다. 때문에 장기간 보유할 종목을 선택하여, 확신을 더하고 배당금을 받는 종목에 일부 투자하여 FOMO에 의한 심리적 흔들림을 방지한다. 또한 매수한 종목은 매도하지 않는다.
투자는 장기 전이라는 믿음에 따라 장기투자의 전략을 띄자.
최근 현타를 느꼈다. 외롭고 위험한 이 일을 하면서 숫자로 월급을 받고, 다시 그 돈으로 주식을 사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 있는지 꼭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공했다.
하지만, 이 마저 지금의 시간이라도 내일 할 일이 있고, 그 시간을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런 고민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니, 지금을 유지하는 것도 성공이라고 한다. 일할 곳이 있다는 게 어딘가.
오늘 할 일이 있는 것에 적당한 만족감을 느끼며, 휴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