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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Nov 07. 2019

그분이 오셨다.

편두통

4년 만에 오군요.

오른쪽 관자놀이에서 통증이 시작될 때만 해도

설마 했는 눈 주변을 지나 어금니를 지나 칠 때쯤 다시 오신 것을 확신했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전조증상을 그냥 흘려버려 죄송합니다. 필수품처럼 들고 다니던 진통제도

안 들고 다닌 지 꽤 되어서 편의점에서 아무 진통제나 집어 먹었답니다. 약 먹는 게 늦어더니

어깨까지 내려오셨더라고요.

메쓰껍고, 식은땀 나고, 빛과 소리에도 민감해지고

오랜만이긴 하지만 십 년 이상 함께해왔는데도

 통증은 적응되지 않네요.

덕분에 영화 보러 갔다가 한숨 자고 나왔습니다.

 

사실 제가 성장한 줄 알았어요.

스트레스 관리너무 잘해서

안 오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오신걸 보니 성장은 개뿔,

그냥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었나 봐요


6개월에 한 번쯤 오실 때는

하루 한 번만 고생시키시더니

오랜만에 오셨다고 너무하시네요.

자다가 몇 번을 일어나서

약을 먹었답니다.

이번에도 일주일 정도만 있다가 가실 거죠?

너무 오래있지 마세요.

너무 자주도 오지 마시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눈물 날 정도로 아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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