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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Nov 02. 2019

내 몸뚱이에게 고함.

 할지, 말지는 내가 정한다.

열성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들도

학회에 참석하면 졸려합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 여겼던 분들의 이런 모습

낯설기도 합니다만,

이와 같은 현상은 통제력의 차이에서 생긴다고 합니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면, 몹시 피곤한 상태에서도

그 시간을 버틸 수가 있다는 것이죠.

사장님들이 16시간 사업체 매달려도

8시간 일한 직원보다 활기가 넘치는 이유와 같다고 봅니다.


주변이 잘 통제되고 있을 때,

우리는  ' 잘 돌아가고 있군', 또는 '술술 잘 풀리는 군.'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세상 돌아가는 것에 개인의 통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습니까만은

곧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저는

인간관계가 통제되지 않을 때면 우울감을 느낍니다.

하고 있던 일들이 잘 풀리지 않거나, 내 통제에서 벗어났음을 느끼면

무가치감이 들곤 하지요.

('통제가 되지 않는다. = 통제력을 상실했다 =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우 짜증 나는 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짜증 나는 하루를 보내고 나면

꼭 운동을 합니다.

누군가는 말했지요

'최고의 적은 자기 자신, 나를 이기는 게 진짜 이기는 것.'

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뚱이 하나뿐입니다.

그런 내 몸이라도 움직여 통제를 해야지

앞서 찾아온 우울감이나 무가치감에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살이 쪘네요.

최근에 일이 술술 잘 풀렸나 봅니다.

주변이 통제가 잘 되니, 내 몸까지 통제해 가며

위안받을  필요가 없었나 봅니다.


사실 내가 통제하고 있던 것들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상황이 좋았던 것이죠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없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음을 매번 느낌에도 불구하고

좀 잘 돌아간다 싶으면

금세 까먹고, 제 잘난 줄 아는 바보가 되어버리네요.




팔 굽혀 펴기를 그만 하고 싶다고 삼두박근이 아우성칩니다.

닥쳐! 나는 한 개 더 할 거야!


제대로 통제했습니다.

며칠은 더 통제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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