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갑갑함을 느꼈고, 업무차 강원도에 갔을 때 바다를 보며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인 서울은 나에게는 꽉 막힌 철창 같은 느낌이었고,
탁 트인 바다가 그리웠던 것이다.
4년여의 서울생활을 뒤로하고 부산에 돌아왔을 때만 해도 날마다 바다를 보러 갈 것이라 기대했는데,실제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바닷가를 찾지 않는다.그럼에도 가까운 거리에 바다가 있다는 것은 참 좋다.
부산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해변이 하나쯤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그런 해변이 있고,
그 날의 상태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몇 개의 선택지가 있다. 오늘은 그중 부산의 서쪽 끝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의 유명 해수욕장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최근 부산지하철 1호선이 연장되어 접근성이 좋아졌고,
낙동강 하류와 연결된 독특한 해안선과 몇몇 섬들로 인해 남해안과 같은 풍경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나는 일몰을 보기 위해 다대포해수욕장을 종종 찾는다. 서해와 같은 일몰은 기대할 수 없지만, 일몰이 만드는 신비한 하늘색과 그 색을 품은 바다를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몰시간과 썰물때를 잘 맞추어 방문하면 인생샷을 건질 수도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을 가는 길에 부네치아라 불리는 장림포구에 들렀다.야경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 사이에서 즐기는 낮시간의 한적함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