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프라이 하나? 두 개?
배고프니까 밥 많이, 프라이 세 개.
진간장 넣고, 참기름 넣고,
아! 짜다!
밥 더!
프라이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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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간장계란밥을 해 먹는다.
30대 후반 아저씨의 식사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참기름의 고소함과
진간장의 달짝지근함의 조합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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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살던 동갑내기 호준이는 장난감이 많았다.
삼 남매 중 막내인 나와 달리
호준이는 하나뿐인 아들이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 항상 부러웠다.
가게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엄마와 다르게
호준이의 엄마는 집에서 살림만 했다.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호준이의 엄마가 밥그릇을 가지고 나왔다.
밥을 먹이기 위해 애걸복걸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신선했다.
흰쌀밥과 계란 프라이가 간장으로 코팅되어 있는 그것이
숟가락에 예쁘게 담겨 호준이의 입 근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군침이 돌았지만, 얻어먹을 염치는 없었다.
'밥을 거부하면 간장계란밥을 주는구나'
그동안 반찬투정 한번 하지 않은 자신이 그렇게 미련스러울 수 없었다.
대문 안쪽에서 엄마가 나를 불렀다.
"아들 밥 먹어~"
"안 먹어~"
"그래 먹지 마~"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
"아니야 먹을 거야"
'안 통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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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첫 자취생활을 시작했을 때,
어릴 적 거부당했던 간장계란밥의 기억이 떠 올랐다.
2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생각난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떠오른 간장계란밥은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퇴근길에
참기름과 진간장과 계란을 구입했고,
그 후 일주일 동안 간장계란밥만 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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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간장계란밥 거부 사건 이후
식사를 거부하거나, 반찬을 투정해 본 적이 없다.
덕분에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30대 아저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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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다
간장계란밥이 당긴다.
밥을 얼마나 할지.
계란 프라이를 몇 개나 할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호준이는 장난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호준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맛있게 비빈 간장계란밥을 한 숟가락 먹는 것만으로도
호준이는 아주머니에게 칭찬을 받았다.
밥 잘 먹는 것으로 치자면 나는 노벨상감이었음에도
칭찬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한 숟가락을 떠먹는다.
누군가 옆에서 떠먹여 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오물거리는 입을 보아주었으면 좋겠고,
잘 삼키는지 확인하고 다음 한 숟가락을 준비해 주었으면 좋겠다.
칭찬과 함께 머리까지 쓰다듬어 준다면 완벽할지도 모른다.
간장계란밥을 먹는다.
아니 사실은
어릴 적 못다 채운 사랑과 관심을
간장계란밥으로 대신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남자 어른은 관심이 고플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