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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Mar 09. 2020

이별 공식

불안정 애착의 대인관계

#

남자는 창을 열고 밤거리를 바라본다.

입춘이 지난 지 오래지만 창턱을 넘는 바람이 늘하다.

하얀 담배연기가 검은 밤공기와 섞인다.

어둠 저편에 잠들어 있을, 이제는 타인이 되어버린 그녀를 떠올린다.

이 '이별'이라는 놈은 언제쯤 익숙해질까?

남자는 한숨을 내쉰다.


#

남자는 연애경험이 많다.

남자는 이별경험도 많다.

쉽게 연애를 시작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남자는 상대를 시험한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함이라고 포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요구한다.


뜨거운 사랑이 지나가고 나면

상대는 그런 남자를 참아내질 못한다.

그렇게 남자는 반복된 이별을 경험한다.


남자는 밤거리를 바라본다.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의 저림과

한쪽 편에서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다행감을 느끼면서

밤공기에 담배연기를 섞는다.



#

남자는

남녀가 성숙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상대를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사실 남자는

버림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말입니다.


남자는 엄마에게 버림받았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내 편이어야 할 엄마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았지요.

남자는 상대 여자에 버림받을 때마다

엄마를 용서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나를 버린 것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면서 말입니다.


불안정 애착을 가지고 있는 성인은

대인관계에서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 또한 불안정 애착의 사례이자

주변의 이야기이고,

글쓴이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성인 불안정 애착에 대 명쾌한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번째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로 옮겨봅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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