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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Jul 23. 2019

중독의 환경적 요인

당신은 유토피아에 살고 있나요?

중독 Addiction : 중독은 심리적 의존이 있어 계속 물질을 찾는 행동을

하고, 신체적 의존이 있어 복용을 중단하지 못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어떤 물질(행위)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특정 작용을 하고, 그 물질(행위)이 즐거움을 주면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된다. 그렇게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물질(행위)의 사용을 중단하면 금단 증상이 발생한다.

물질(행위)의 반복적인 사용은 내성이 생겨 특정 작용의 효과를 보기 힘들어지고

물질(행위)의 양을 증가시켜야 한다.

중독에 관한 일반적이고 생리적인 설명이다.   


우리는 이런 일반적이고 생리적인 설명 만으로 중독을 설명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암성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사람이 마약중독자가 되지 않고,

게임과 도박에 열광하던 청소년들 중 대부분은 스스로 제자리에 돌아온다.

중독의 생리적인 기전만을 놓고 보자면, 아마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은 알코올 중독이

되어야 옳다.    


캐나다 밴쿠버 대학의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 박사는 쥐를 이용하여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첫 번째 실험)

실험용 쥐 한 그룹을 호화로운 쥐 공원에 집어넣고, 다른 그룹은

비좁고 격리된 실험실 우리에 가두었다.

두 그룹에게 똑같이 모르핀을 탄 물과 일반 물을 제공하였고,

격리된 실험실 안의 쥐가 호화로운 공원의 쥐보다, 모르핀이 든 물을

최대 16배나 더 마신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두 번째 실험)

앞의 두 그룹의 쥐를 57일간 모르핀이 들어간 물만 먹여서 중독상태로 만든 후

다시 일반 물과 모르핀이 든 물을 같이 두었다.

쥐 공원의 쥐들은 모르핀에 중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의 쥐들에 비해

모르핀이 든 물을 적게 마셨다.    


우리는 위의 실험으로 주변 환경이 중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인간에게 쥐와 같은 유토피아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이 사람들이 중독에 노출된 이후에 원래에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 모두에게 ‘가족’은 유토피아 인가?       


가족의 한 구성원이 고통을 경험하면, 다른 모든 구성원은 그 고통을 나름의 방법으로 경험하게 된다. 좋은 일을 경험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 부모-자녀를 기본으로 하는 혈연관계,

경제적인 공동체 등 다양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독 문제에서의 가족의 역할은 외부환경의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방패가 되어야 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야 하며,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독병동에는 입, 퇴원을 반복하며 중독의 굴레를 벗어버리지 못하는 많은

환자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행복했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외롭고, 가족을 포함한 사회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대부분이다.

스스로를 비좁고 격리된 철창에 가두고 모르핀이 든 물을 마시는 것 외에는

삶의 의미가 없는 쥐와 같이 되어버린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 모임(AA)에 참석하게 되면 회복자들의 회복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중독상태에서의 심리 및 바닥을 쳤던 경험들, 그리고 바닥에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들을 발표하는데, 단주를 결심하게 되는 이유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회복자 자신의 어머니이다.    


오늘 입원하신 알코올 의존증 환우분이 있다.

역기능적 가족에서 성장했고, 사업이 망하고는 이혼까지 하게 되어 가족도 없다.

입원생활을 지지해줄 가족이 없어, 자의입원(입원 유형)으로 입원했다.

이 환자만이 아니다.

중독 재활병동의 환자 중 50% 이상이 가족 없이 혼자 생활한다.

술 취해 다치기라도 하면, 보호자가 없어서 응급수술도 거부당하는 신세이다.     

나이트 근무 중 병동 순회를 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본다.


내가 이들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베트남 전쟁에 미군의 20%가 헤로인을 복용하였으나,

종전 후 95%가 헤로인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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