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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Aug 05. 2019

음성증상

조현병에 대한 가족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


일주일 전 퇴원했던 조현병 환자가 재입원을 하였다.

안정적인 상태였는데, 지난 입원 시 보다 더 좋지 않았다.

강제로 입원시키려는 보호자에게 공격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약을 먹으면 아이가 바보처럼 되어서 약을 안 먹였어요”

투약의 중요성을 백번 설명해 봐야 소용없다.

조현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족에게 정신병은 그저 잠시 스쳐가는 바람

정도인 듯하다.


많은 병원에서 가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족이 정신질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석률이 저조하다. 만성적인 정신질환자는 대부분 보호 1종(의료보호)으로

생활형편이 여의치 않아 보호자가 생업을 뒤로하고 교육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다.   

 

조현병 schizophrenia

본래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으나 어감상의 이유로 2010년 조현병으로 변경되었다.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환각, 망상이 있는데 이 외에도 지난 친 긴장감. 무관심, 기이한

행동을 보이고, 언어 관련 장애나 기분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조현병의 증상은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으로 나누는데,

양성증상에는 망상, 환각, 격앙, 긴장, 기이한 행동 등의 정신증적 증상이 포함되고,

음성증상에는 무논리증, 무욕증, 둔마 된 정동(감정의 드러남이 없음), 단정하지 못한 복장과

비위생적인 생활 등이 있다.    


조현병은 급성기가 지나고 나면, 이 음성증상과 인지기능의 장애가 주된 증상으로 남게 되는데,

여기서 생기는 편견이

“정신과 약을 먹고, 우리 아들이 바보가 되었다.”이다.    

조현병에 사용되는 약은 다양한다.

정형 약물과 비정형약물로 크게 나뉘는데

정형 약물은 양성증상에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고

비정형약물은 정형약물의 부작용을 줄이고 음성증상에 효과를 보인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양성증상에 비해 음성증상은 약물치료에 효과적이 못하다.  

  

보호자가 약을 주지 않는 경우보다

환자가 약을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정신과 전문의가 들으면 기분 나빠할 말이 지만,

망상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조현병 환자에게 약은

치료자(의사)를 대체한다고 한다고 한다.(정신약리학 책에서 본 내용이다.)

투약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은

약물의 부작용보다 주치의와의 신뢰관계이다.

주치의에 대한 신뢰가 없는 조현병 환자에게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해 봐야

그 약은 나를 죽이기 위한 또는 바보로 만들기 위한 약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동일한 약을 수년째 먹고 있는 환자가

나에게 말했다.

“약 모양은 똑같은데 내용물을 바꿔서 나한테 주사 팔아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

라고,

망상은 거짓이지만 망상으로 인한 그 환자의 감정은 옳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치의를 변경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병원 내에서 간호사 따위가 그럴 권한은 없다.     

                   

추가)음성증상에 관여하는 도파민경로가 따로 있습니다. 오래된 정형약들은 양성증상외 음성증상에 관여하는 경로까지 막아 음성증상을 악화시킵니다.새로 개발된 비정형약들은 음성증상에도 효과가 있지만 이 도파민경로만가지고 음성증상을 완벽히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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