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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Oct 12. 2019

말라카 산책

쿠알라룸푸르의 말라카?믈라카?멜라카?

말라카 강변의 노천카페에 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했다.

온 도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서 인지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역사와 문화가 온몸에 스며드는 듯하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시내로 가지 않고, 말라카행 버스를 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차이나타운의 우육면을 포기했지만, 유명한 현지 식당의 락샤를 먹었으니

미각적인 욕구도 충분히 채워졌다.

버스비가 두배, 거리도 두배이긴 하지만 시내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 여유로움이 좋다.


환승 대기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지만 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다음번 방문에는 1박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오래된 도시일수록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의 풍경이 더욱 운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관광객의 소란스러움을 피할 수 있는 것은 1박을 하는 자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꺾여있는 꽃을 보는 느낌이라 그렇다.

말라카와 같이 오래된 유적과 현재의 삶이 공존하는 곳을 좋아한다.

중국의 리장 고성이 그랬고, 인도의 함피가 그랬다.

중국과 인도 같은 수천 년 역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말라카만의 매력은 인정한다.

얼핏 보면 재건축이 시급해 보이는 낡은 건물들이지만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 사이사이로 난 골목들은

종로의 피맛골 같은 정겨움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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