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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우디 Oct 05. 2023

돈의 의미

돈을 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물음에 어느정도 나만의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충분한 돈을 버는 상태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거나, 이미 충분한 돈을 벌어서 미래의 경제 상황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을 때 현실 문제에 대한 자유와 해방이 주어진다. 돈을 버는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일 때는 이 문제에 묶여서 평생을 다 보낼 수 있다. 정신적 여유를 다른 방식으로 찾고자 해도 생존과 삶의 질에 대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말 그대로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면 아주 다양한 삶을 시도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그래서 삶의 단기적 방향으로는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어느정도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졌다면 이제 다음 삶으로의 이행기에 접어들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돈을 무한정 더 많이 버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고 인정욕구와 집착으로 변한다. 내가 나아갈 다음 삶은 다음의 두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다. 1)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 2) 나를 세상에 실현시키는 것 


돈과 시간이 준비되면 두 가지 모두 충분히 실현할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첫번째 방향은 세상을 누리는 일에 가깝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한다. 배움을 쌓고 새로운 취미를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두번째 방향은 나를 세상에 입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바라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을 찾는다. 글을 쓰거나, 교육을 하거나, 비영리단체를 만들거나 등의 방법이 있겠다. 


돈을 버는 것 자체는 내 삶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어떤 강사에게 돈을 버는 방법과 수단,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겠지만 그의 신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 한다. 그건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강사가 대체로 돈을 버는 것 자체를 삶에 목표로 두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벌면 행복해진다 ->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한다 -> 돈을 버는 것을 우리 모두의 목표이다 처럼 돈=행복=삶의 목표로 등치된다. 이 대전제가 진짜인지 의문을 갖는 불신론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공식을 믿어야지만 경주마처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돈은 곧 행복이라는 신념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아서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리저리 찾아 다녔다. 이전에 들었던 아파트 투자 강의의 강사는 본인이 투자에 어느정도 성공해서 돈이 많아진 뒤에 이전보다 '100배'정도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도 이 강의를 듣고 본인처럼 열심해 해야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안에서부터 보여지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미 충분히 돈이 많아졌으니 나는 행복해야만 해' 라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입체적이고 다변적인 개개인의 삶이 부동산 투자 성공으로만 100배의 행복을 장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돈을 벌고 싶기 때문에, 혹은 돈 말고 무엇을 쫒아야 행복해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말을 믿는다. 그가 말하는 곳에 자기 삶의 파라다이스 또한 놓여있을 것 같은 환상을 산다. 


나에게 돈은 도구로 남아야 할 것이다. 돈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삶을 오랫동안 허비하게 될 것을 안다. 이 부분에서 자기확신을 갖지 못하면 충분한 돈을 얻고나서 승리의 기쁨과도 같은 잠깐의 즐거움 뒤 허무함을 만나게 된다. 부자가 자살하고 연예인은 마약을 하기도 한다. 많은 돈을 활용해 충만하고 행복한 삶에 가까워질 수는 있으나 그 다음으로 넘어가는 이행기가 필요하다. 이행기를 준비하기 위해 생과 존재 그 자체의 빛을 바라보고, 느끼고,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경이로운 매 순간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살아있다는 것과 죽을 것이라는 사실,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너그러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과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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