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체, 몸, 번듯한 몸.

내가 생각하는 장애예술

by 김성현



나는 언젠가부터 내 벗은 몸을 보면서 번듯하거나 정상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옛날에는 내 몸에 대해 무지했으며 관심도 없었지만, 점점 몸의 연식이 쌓이고 신경 쓸 곳들이 많아지자 이리저리 삐걱대는 곳들이 많아짐을 느끼게 되었다. 척추뼈가 휘고 골반이 틀어지고 여기저기 군살이 많아진다. 시력이 떨어지고 뱃살이 늘어난다.


가끔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면 어쩜 저렇게 번듯한 차림을 하고 걸어 다닐 수 있나 생각한다. 깨끗한 정장에 넥타이를 목 끝까지 조인 저 남자를 벗겨보면 남자의 신체도 저 말끔한 넥타이만큼 균형 있고 반듯할까?


생물의 몸은 본래 정상적인, 이라는 명사를 붙일 수 없다. 신체 속 뼈대와 장기는 불완전하게 상호작용하며 시시각각 늙어가고 변질된다.


니콜라 부리요는 저서 <관계의 미학>에서 “새로운 시대의 예술가들은 이미 구성된 어떤 것을 제시하여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것을 발생할 수 있는 미결정의 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장애예술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언제든 변화, 변질되는 가능성에 놓여있는 인간의 몸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르이다. ‘다른 몸’의 서사를 제공함으로써 신체 정상성을 분해함과 동시에 정상과 평균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시대에 문제 제기함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을 미결정의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사회로부터 규정된 정상성이란 범주에서 벗어난 몸은 그 자체로 사회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그 몸은 예술이라는 장르로 자신을 표출하고 분해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자신의 몸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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