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모자라 아쉬웠던 우도 나들이 두 번째
#돌담길, 그리고 돌담밭
제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그러나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바로 돌담 밭이다. 너른 밭을 두르고 있는 돌담의 높이가 장정의 키 만하다. 좁은 길을 따라 수 킬로미터씩 쌓인 돌담이 때로는 바다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오진 제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이 풍경은 2014년 1월 국가 중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화산암으로 덮여있는 제주의 지표면은 물을 가두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자연히 논보다 밭이 발달하게 되었다. 검은 현무암이 오랜 세월 닳아지고, 이제는 흙이 되어 곱게 밭을 덮었다. 소머리 오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우측으로 보면 꽤 너른 밭이 펼쳐진다. 섬 안의 섬 우도에서도 이렇게 너른 밭을 발견할 수 있다.
#스치듯 지나버린 하고수동 해변
상대적으로 너른 해변과 이국적인 정취가 물신 묻어나는 하고수동 해변. 나는 한 번도 하고수동 해변을 즐겨보질 못하였다. 부모님께서 서빈백사를 좋아하시는지라 늘 물놀이는 늘 서편에서 즐기고 동편에선 요기를 하던지 눈요기를 하던지 둘 중에 하나였다. 이미 서울로 올라온 지금, 더 이상 쉬이 발길이 닿지 않은 하고수동 해변을 바라보자니 전과 다른 아쉬움이 묻어난다.
#멀리 소머리 오름이 보이는 풍경
검멀레 해변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우도의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소머리 오름이 나타난다. 소가 누운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이름 또한 소 우자를 따와 이 섬의 이름이 우도로 명명되었음을 생각하면 이곳은 분명 섬의 얼굴과 같은 곳이다. 멀찍이 떨어져 볼수록 고개를 숙이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소머리의 형상이 뚜렷이 보인다. 해안으로 펼쳐진 너른 갈대밭과 왼편으로 보이는 검멀레 해변의 해안단구 또한 절경이다.
#우도의 비경 톨칸이 해변
등대공원을 내려와 천진항으로 향하다 우도 지석묘 방향으로 돌아 들어가면 톨칸이 해변을 조우하게 된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성산 일출봉이, 그리고 진행방향으로는 바다와 맞닿은 소머리 오름을 찾아볼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목조 구조물을 따라 꽤 아찔한 풍경이 펼쳐진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였던 풍경. 여유로운 삶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딱 좋은 곳이다. 자신에게 묻는다. 늘 절벽 같은 세상, 일분, 일초 늘 이리도 아찔한 경계를 거닐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한 걸음만 옮기면 딛고 설 땅이 너르다. 마음이 편해지면 비로소 일출봉이 보이고 소머리의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아찔한 삶, 모두 부질없다.
#다시 천진항에서
다시 본 섬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여름의 우도, 본 섬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배가 뜰 즈음이 되면 해가 낮게 걸리고 빛은 예쁘게 날린다. 멍하니 해안선을 훑다가 배에 올라 선미로 향한다. 마지막까지 우도의 정취를 마음에 담아내기엔 선수보다는 선미의 우편이 보다 명당이라 할 수 있기에.
부러운 풍경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방점을 찍어준 이들이 아니었을까. 바람 같은 삶, 혹 누군가와 이곳을 다시 찾는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섬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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