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하라쇼텐(折原商店)에서의 Round 1

한잔 하러 갑니다 | 세 번째 이야기

by Phillip


DSC05673.jpg 히야얏코(冷奴)와 우메스이쇼(梅水晶)

추가로 주문한 히야얏코(冷奴)와 함께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 메가네 센요(メガネ専用), 바쿠렌 초카라구치 긴죠(ばくれん 超辛口 吟醸), 그리고 다테 세븐(DATE SEVEN)을 첫 번째 픽으로 선정하였다.


DSC05672.jpg 히야얏코 옆으로 보이는 메가네 센요

메가네 센요는 미야기(宮城県)의 하기노(萩野) 주조에서 만든 사케이다. 쌀 품종으로는 미야마니시키를 사용하였고, 정미보합률은 60%이다. 빠른 속도로 1회 열처리(히이레 火入れ)하여 온화한 탄산감과 신선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도수는 16%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멜론과 머스캣 같은 과일 향과 단맛, 깔끔한 산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목 넘김도 꽤나 부드럽다. 가벼운 일본 요리, 특히 히야얏코와 같은 냉두부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메가네 센요는 토쿠베츠 준마이(特別純米), 즉 특별 준마이로 분류되어 있다. 양조장 직원들이 모두 안경을 착용하고 작업한 점에서 그 이름이 비롯하였다. 안경 모양의 라벨과 유머러스한 컨셉으로 유명하며,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다. 보이면 우선 마시고 보자.


IMG_9620.jpg 바쿠렌 초카라구치 긴죠와 다테 세븐

바쿠렌 초카라구치 긴죠는 야마가타현(山形県)의 카메노이 주조(亀の井酒造)에서 출시한 사케이다. 도수는 17에서 18도, 정미보합률은 55%로 쌀의 순수한 풍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보기 드물게 일본 주도에서 +20을 기록한 극강의 카라구치(辛口) 사케이다. 한 모금 입에 머금자 꽤나 드라이한 향이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이내 은은한 과일 향과 상큼한 야채 향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목 넘김은 깔끔하고 날카롭다. 카라구치의 본분을 잊지 않은 사케이다.

"바쿠렌"은 야마가타 방언으로 "자유분방한 여성"을 뜻한다. 라벨에도 전통적인 일본 미인의 우키요에(浮世絵:에도 시대에 유행한 풍속화, 혹은 그 화풍)가 그려져 있다. 소개해 주신 마스터께서는 바쿠렌이 "말 안 듣는 요망한 딸내미"와 같다 하셨다. 그래서 조금은 과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들이켰으나,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품어 줄 만한 풍미를 지닌 녀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말괄량이는 사시미, 생선 소금구이 등 해산물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함께 즐겨보고 싶다.


DSC05677.jpg 다테 세븐은 다른 사케들보다 조금 가격대가 높았다.

다테 세븐은 미야기현의 7개 양조장이 협력하여 제작한 사케이다. 매년 7개의 양조장 중 하나의 양조장이 리더로 참여해 새로운 스타일의 사케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주조미로는 효고현산 야마다니시키를 사용하였고, 정미보합률은 약 45%로 알려져 있다. 부드럽고 우아한 과일 향과 적당한 단맛, 화려한 산미가 특징으로 여겨진다. 병 디자인은 칠석(七夕)을 모티브로 하였다. 별과 대나무를 수놓아 고급스러움을 더하였다.

개인적으로 1 라운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케이다. 밸런스가 좋다. 적당히 화려하며, 적당히 고급지다. 다테 세븐 역시 회나 생굴과 같은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다음에는 페어링에 좀 더 힘을 준 자리에 다테 세븐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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