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을 선보인 영국의 젊은 작가들에 대하여
팝아트가 서양 예술의 중심을 뉴욕으로 가져왔으나, 곧 영국의 젊고 가난한 작가들에게 그 입지를 내주어야 했다. 그들은 young British artists, yBa라 불리며, 1980년대 말부터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예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늘은 yBa 중 내가 좋아하는 두 작가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은 미술사 지식보다는 읭? 하는 이야기가 더 많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이건 뭐야 이 작가 돌아인가? 하면서 읽을 만한 글이니, 바쁘시다면 바쁜 업무에 집중하시길 바란다. 24시간은 사실 그리 길지 않다.
그 시작엔 데미언 허스트 형님이 계신다. Freeze라는 전시를 통해 그 존재감을 알렸고, 여러 배고프고 젊지만 똘끼 있는 작가들과 함께 Sensation이라는 전시를 통해 그야말로 예술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관상을 보아하니, 삼백안인 것이 아주 돌아이 기질이 충분해 보이는 데미안 형님은 자신의 시그니쳐라고도 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 수조관에 별의별 동물들을 넣어 죽음과 삶의 경계에 대해서 얘기한다.
'아니 이미 죽었으니까 포름알데히드에 넣은 건데 죽음과 삶의 경계가 웬 말이람 그냥 죽음이지..'라고 생각한 당신은 미술관을 가면 안된다. 감수성이 부족하다. 주인공의 엄마 혹은 형 동생이 죽음의 경계에 놓여있으며 주인공이 아.. 안돼!! 하고 오열하는 장면이 포함된 슬픈 영화 3회 연속 시청 후 다시 이 작품을 보도록 하자.
물론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상어가 데미안 형님을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동물만 작품으로 선보이지 않았다. 감자탕 맛집에서 떡볶이도 맛있게 만드는 모양새다. 계산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사랑한다고 외쳐야 한다.
실제 18세기 30대 중반의 사람의 유골에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만든 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작품은 1,000억 원 이상의 낙찰가를 받은 작품이다. 혹시 작품 활동을 하다가 남은 다이아몬드 하나만 주십쇼 형님. 착하게 살겠습니다.
자전적 이야기를 작품으로 승화하는 트레이시 에민 누님. 그녀는 어릴 적 학대를 당했고, 이에 대한 정신적인 고통을 감추고 숨기지 않고 이를 드러내어 작품화하고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자 했다고 한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도 꺼려지는데, 이를 작품화하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다니 굉장한 용기가 아닐까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선 칠 드립이 없다.
너절한 침대 주변에는 사용한 콘돔과 피임약 생리혈로 얼룩진 속옷, 구겨진 돈, 담배, 마셔버린 빈 술병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트레이시 누님은 이 작품에 누군가에 의해 상처당한 자기 삭힘 질과 망상이라는 표제를 붙여 나의 침대라는 그럴듯한 제목과 함께 이를 전시했다. 예술작품이기에 그 의도가 이해가 되며, 작가의 배경을 알면 납득이 간다. 일반인들이 하면 엄마의 잔소리 5시간 우선 예약이다.
침대도 모자라 누님은 나와 함께 잤던 모든 사람들에 대해 나열해두었다. Sex의 의미도 있지만 같이 잠을 잔 엄마나 할머니의 이름도 있다고 한다. 해당 작품은 2003년에 소장고에 화재가 나 사라졌다고 한다.
자기 고백적인 작품이긴 하나, 네온사인을 이용하여 일반인의 눈에도 예쁘게 만든 작품도 많다.
길거리의 술집들에 걸려있는 '저 말 그대로 하면 바로 차일 것 같은데'라고 느껴지는 오글거리는 네온사인 글귀의 원조는 트레이시 누님이 아니었을까?
이 Trust yourself라는 문구는 우리 회사 10층에 걸려있다. 처음엔 몰랐는 데 트레이시 에민을 알게 되고 나니 더 느낌이 오는 작품이다.
<다음 시간>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키치의 왕, 제프 쿤스이다.